남들은 평범하게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하다
더 깊은 사이가 되고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그런 지극히 평범한 연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정말 많이 엄청 사랑해주었는데도
나는 매번 그 문턱을 넘지 못해
그 평범한 연애를 한 번도 못 했었다
내가 그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이유는
어릴 때 죽을 뻔한 경험에서 생존자가 되면서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나는
스무 살 때까지 수녀님이 되려고 결심했었다
스무 살 때 수녀원에 들어가려다
자식을 낳아 키워야 한다는
엄마의 반대로 수녀원에 못 들어간 나는...
대학교에서 연극생활
그리고 방송작가로 하루 4시간 자고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며
내 몸이 부서지고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을 때까지
나는 오로지 방송 글 밖에 모르고 살았다
그래서 나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하고 사랑하며
그 감정을 느끼는 것을
평생 알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몇 번을 노력해보려 했지만
성인이 된 후, 더 힘든 사건을 겪으며
스물 네 살에 아예 포기했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밥 먹고
대화나누고 산책하고 놀고 자고...
남들은 너무 쉽게 하는 그런 것들...
만나고 헤어지고...또 만나고 헤어지는
그런 것들...
나는 어릴 때부터 꿈꿨지만
스물 네 살에 아예 마음을 딱 접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너무 어리고 순수하고
너무 착했다
나를 정말 좋아해주고 내가 정말 좋아하던 사람을
힘들게 보내고
나는, 크게 병이 났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밀어낸 마음이었다
그 사람은 말했었다
넌 어떻게 시작도 하기 전에 끝을 내냐고
아마 그 사람과는
인연이 아니라서 시작도 못했었나보다
상담을 받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 용기를 낼 수도 없었을 거고
평생 그 감정을 알지 못했을 거다
상담을 오래 받으며
나는 내 마음 내 감정을 느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너무 아파서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마음
태어나 처음으로
용기를 냈다
나를 사랑한다 말해주는 한 사람에게
내 아픔을 모두 안아주려 하는 한 사람에게...
나는, 내 아팠던 마음을 이해받고
치유받는 기분이었다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말투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마음
그 사람과 하는 모든 것들이 좋았다
내가 한 번도 못해본 일
내가 정말 싫어하는 일
내가 못하는 일도
그 사람이 좋아하니까
나는 나의 한계를 넘기도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행복함을 알게 되었다
같이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고
같이 걷고
같이 뭔가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아플 때도 있었지만 정말 행복했다
남들은 평범하게 하는 그런 연애.
나는 평생 포기해서
그 감정을 알지 못했던 그런 연애.
그동안 나는, 참 오래
아프고 힘든 감정을 꾹꾹 누르며
살아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너무 아파서 무감각해졌다는 것도.
남들은 이렇게 사는 구나
평범하게 사랑을 하고
평범하게 연애를 하고...
살면서 진심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딱 한 사람만
가슴에 품고 살면 된다
한 사람도 정말 크다
나에게 사랑을 알려주고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사랑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를 끝까지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
오빠 덕분에 나 안전하게 잘 있어
정말 많이 보고싶어
정말,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