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소녀 안네의 희망일기
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만,
때로는 책을 읽는 걸 더 좋아한다.
절망과 고통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는 인간승리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도 밝아지는 걸 느낀다.
어릴 때, 나를 문학소녀로 이끌어준 책 중 하나는
'안네의 일기'인데
안네 프랑크처럼, 나도 9살 때부터 매일 안토니라는 가상의 인물에게
하루 하루 벌어지는 일들을 일기로 적었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탄압 정책으로 고통받던
유대인 소녀 안네는
실제의 생활들을 키티라는 일기장에 쓰는데
나치의 눈을 피해 조그만 다락방에 숨어 사는 불안한 생활 속에서도
꿈, 고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적어내려간다.
그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며 감탄했다.
어린 안네는 키티에게
고집세고 아는 체하며 주제넘게 행동을 하는 것
이라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쉽게 내보이지 않는다는 걸
적어내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오해도 받았지만, 그 때마다 웃어넘겼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남들의 오해에 상처받고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애를 쓴다고 하지만
안네는 사실 자신은 명랑하고 뭐든지 재미있어 하며, 활발하다고 한다.
또, 누구에게 윙크를 받거나, 기분 나쁜 농담을 해도 화를 내지 않는다고 적어놓았다.
착하고 순수한 자신의 다른 면이
밖으로 드러날 새가 없다고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다.
아무도 안네의 좋은 점을 알지 못한다고.
모두 나를 형편없이 제멋대로 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안네와 같이 있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안네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어린 안네는 엄마와 언니보다 용감했고 씩씩했습니다.
몇 시간이고 계속되는 수용소의 행군 때도 꿋꿋한 태도로 견뎠으며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음식물을 엄마와 언니에게 나누어 주었고,
남겨 둔 빵조각을 허기진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었습니다.
안네는 용기와 정신의 힘으로 자기에게 닥친 모든 고통을 이겨나갔습니다."
안네는 누구보다 용감하고, 씩씩했으며,
순수하고 착한 소녀였다.
유대인이라는 표시로 노란 별표를 가슴에 달고,
자전거를 모두 관청에 갖다 바치고도
전차나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었던 점
극장, 영화관, 그 밖의 오락장에 들어가는 것도 허용되지 않은 점
이것도 못한다, 저것도 못한다는 식으로 꽁꽁 묶여 금지된 점
그렇다고 사는 일을 그만둘 수 없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라는 안네의 물음.
안네는 글을 쓰는 동안에는 무엇이든 잊을 수 있고,
가슴 가득 차올랐던 슬픔도 사라지고 용기가 솟아난다고 말했다.
안네는 알까?
안네가 그토록이나 원하는 기자나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꿈이,
죽은 후, 전세계에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가로
사람들이 기억한다는 것을...
안네의 일기를 다시 읽으며,
나는 사람이 정말 감당할 수 없는 큰 재난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안네처럼
우리도, 자신 안에 빛을 발견하고,
그 빛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어른이 되었다고, 그러한 것들을 잊고 살지 않고,
어린 아이들처럼 순수한 시각, 아름다운 내면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