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나비효과라는 영화를 봤어.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사실 영화의 내용보다는 나비효과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했던 거 같아.
It has been said that something as small as the flutter of a butterfly's wing can ultimately cause a typhoon halfway around the world.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작은 무언가가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말은 영화 나비효과에서 나오는 대사인데, 나비 효과의 개념은 아무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지 사소한 변화가 반드시 큰 변화로 이어진다는 말은 아니야.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당시에는 받아들였던 거 같아. 그리고 아빠의 가슴을 불태웠지.
그 후로 나는 오늘의 실천과 행동이 미래의 나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 무언가 도전하기 시작했단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도 지구 반대편에선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어.
아빠가 성인이 되었을 때, 베스트셀러와 유튜브에 “나를 찾는 여행“이라는 주제가 유행했단다. 아빠 또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어. 기차여행을 시작으로 자전거 무전여행도 해보고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그것도 부족해서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서 살아보기도 했단다. 사실 그러면 '진짜' 나를 찾고 달라질 줄 알았거든.
하지만 아빠는 고상한 나비가 아니었어. 어두운 창고에 갇힌 나방정도는 됐으려나. 나의 날갯짓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었고 그 누구를 위함도 아니었지. 마치 어린아이가 옹알이하듯 나의 행동들은 정해진 틀 없이 막무가내였단다. 그저 남들 따라 하기였지.
바뀌고 싶었던 것 같아.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 속에 섞이면, 나의 과거와 학벌, 성격을 모르는 사람들 속이라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말이야. 지금 내 모습은 환경에 만들어진 것이고 더 대단한 내가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나비는 나비고 나는 나더라고.
더 이상 의미 없는 날갯짓은 하지 않기로 했어. 지구 반대편 허리케인을 일으킬 영향력은 사실 중요하지 않아. 든아,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행동만 쫓아간다면 진짜 너를 찾긴 어려울지 몰라.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길 바란다면 우선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해. 거기서부터가 시작점이 될 거야.
우리가 무한경쟁 사회에 있지만 경쟁은 결승점에 빨리 가기 위한 도구일 뿐, 느리게 가도 괜찮단다. 결승점을 통과하면 결국 우린 모두 승자가 되는 거야. 그러니 남들이 정해놓은 결승점을 찾기 위해 애쓰지 말고 나의 결승점을 만들어가 보자!
오늘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