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무척 외진 곳인데도 편의점이 있어 놀랄 때가 있다.
나는 낯선 곳에서 편의점을 보면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반갑다.
때때로 일이 있어 매장에 들르게 되면 습관적으로 내부를 둘러본다.
정리가 되어 있는지, 신선식품은 잘 확인되고 있는지, 손님은 자주 오는지 등등
남편과 1년에 두세 차례 가는 바닷가 캠핑장 가까이에도 편의점이 있다.
나이가 지긋하신 주인장이 문 여는 소리에 편의점 안에 딸린 방에서 느긋하게 나온다.
매장은 큰데 손님은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신선식품 매대가 거의 비어있다.
뿐만 아니라 빵, 우유 같은 유통기간이 짧은 것은 거의 없다.
사장님도 그 부분을 인정하시며 요즘 같은 겨울철은 손님이 없어 더 그렇다고 말한다.
그래도 바닷가 편의점에 특화된 몇 가지 상품이 보인다.
마시멜로, 긴 나무 꼬치, 막대 폭죽, 불꽃놀이 제품, 부탄가스와 이소가스 등등
새벽녘에 깨어 화장실에 갔다 편의점 쪽을 바라보니 아예 불이 꺼져있다.
70대 사장님이 운영하는 편의점은 시기적절하게 자율적으로 운영되는가 보다.
예전엔 구멍가게가 있었는데, 이제 그 자리에 편의점이 있다.
구멍거게의 주인장들은 어느덧 나이가 들어 가게를 운영할 수 없고,
그 자리를 이어 갈 사람도 마땅치 않고......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 같다.
오래도록 같은 이름으로 한 자리를 지켜내는 것은 여간 녹록한 게 아닐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바뀌어 간다.
무엇인가는 잊혀지고, 또 다른 무엇인가는 새로 생겨난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겨울 바다만큼이나 헛헛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