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첫째와 둘째

by 나무 옆 벤치

우리 집에서 전철역까지 1킬로 조금 넘고, 그 길의 800미터쯤에 내가 일하는 편의점이 있다.


내가 8시부터 알바를 시작할 때는 첫째와 함께 출근하려고 일부러 편의점 알바 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그래서 전철역까지 함께 걷고, 나는 조금 더 산책을 하다 편의점으로 출근했다.


나 혼자 걸으면 전철역까지 15분 정도의 거리를 큰 아이는 10분 만에 주파한다.

첫째 아이는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전철역까지 최단길로 간다.


어떻게 그 길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이 동네에 오래 살았지만 나는 전철역까지 한 번도 그렇게 가본 적이 없다.


건물과 건물 사이, 에어컨 실외기가 잔뜩 놓여있고 담배꽁초가 흩어진 좁은 길을 지나,

왕복 2차선 한적한 길을 무단횡단하고

다시 좁은 건물 옆길을 지나, 전철역과 연결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나보다 크고 걸음도 빠른 첫째의 보폭을 맞추며 얘기도 하고 헤어질 때면 서로 격려하며

그렇게 수개월을 다녔다.

서로에게 집중하고 얘기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즐거웠다.


편의점의 매니저가 바뀌면서 나의 시간도 조정을 해야 했다.

그렇게 나는 2시간 빨라진 오전 6시부터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첫째와의 출근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여전히 지름길로 가는 첫째를 이제는 출근길에서 만날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 수개월이 지났다.

둘째 아이가 취업을 하여 전철을 타고 출근하게 되었다.


출근시간은 1분도 아쉬운데, 둘째는 편의점에 꼭 들러 인사를 한다.

나도 손님이 없을 때면 편의점 바깥으로 나가 전철역으로 가는 둘째에게 손을 흔든다.


둘째는 지름길을 찾지 않고 일반적인 큰길을 따라 전철역으로 간다.


첫 아이를 낳았을 때, 나는 참 신기했다.

어떻게 이렇게 생긴 아이가 태어났을까,

어떻게 이런 성향을 타고났을까....


나는 다음에 태어날 아이가 궁금했다.

둘째는 생김새도, 성별도 달랐다.


성인 된 지금도, 두 아이는 참 다르다.

똑같이 나와 남편의 유전자를 절반씩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지만, 그들의 고유함은 참 신기하고 새롭다.


서로 결이 다른 첫째가 딸이고 둘째가 아들이다.

작가의 이전글바닷가 편의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