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저 하늘을~~

우리 아이들

by 나무 옆 벤치

그녀는 아침마다 강아지와 산책을 마치고 편의점 앞문으로 들어와 신선식품을 둘러본다.

오늘은 한참을 고민하다 1+1 하는 소시지를 고른다.


"아침마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죠?" 내가 이렇게 말을 걸자 그녀는 정말 힘들다고 한다.

내가 지나가는 말처럼 "부모님이랑 함께 살면 고민도 아닌데"

그러자 그녀는 "정말 먹는 게 제일 힘들어요" 한다.


"혼자 사니 이래저래 힘도 들고 돈도 많이 들지요?" 내가 재차 묻자,

"네.... "그리고 잠시 생각하듯 하더니 "그래도 독립해서 따로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나는 그녀가 강아지를 데리고 오피스텔과 연결되는 뒷문으로 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도 아직 미혼인 딸, 아들과 함께 산다.

둘 다 성인이고 아들은 직장 생활을 하고 딸은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때로 엄마인 나의 일이 힘에 부쳐 주부는 은퇴도 없고, 함께 사는 아이들이 성인이 돼도

집안일은 줄지 않는다고 푸념을 한다.


그리고 나는 핸드폰과 노트북으로 뭔가를 할 때면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묻는다.


오래전, 남편이 해외발령을 받아 먼저 출국하여 그곳에 집을 구하고 안정기에 접어든 후,

재수하는 딸을 혼자 둘 수 없어 중 3 아들만 먼저 남편과 합류하기로 했다.


아들을 데리고 출국하는 날 아침, 나는 일찍 깨어 며칠 후엔 아들과 10개월 정도 따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울음이 터졌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웠다.

아들이 태어나고 늘 함께 살았는데....

이제야 나와 아들을 연결했던 탯줄이 잘리는 느낌이었다.


그 후 딸과 단출하게 둘이서 지냈다.

그리고 입시가 끝나 대학에 입학한 딸은 혼자 자취를 하게 됐다.


나는 출국하기 전에, 네 식구가 살던 집을 정리하고 딸의 자취방에서 2주 정도 함께 지냈다.


이번엔 딸아이를 처음으로 혼자 두고 가려니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엉망이 되었다.

마치 내가 물속에 있는 느낌이어서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밖으로 그냥 나와야 했다.


두 경우 다 엄마인 내가 더 문제였고 힘들었다.


나는 내가 아직 건강하여 편의점 알바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러 돌아다니고

스스로 잘 지낼 때

아이들이 독립하여 자기만의 공간에서 살기 바란다.


내가 마음도 몸도 연약해지고 혼자 생활기 힘들게 되어, 혹여 아이들의 발목을 잡거나 원망하게 될까 겁이 난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벗어나 때론 버겁고 지치더라도 자신의 세상에서 자유롭게

그리고 자신의 속도로 훨훨 날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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