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보고 싶어
우리 편의점 단골 중에 큰 키에 도시적인 인상의 근사한 아가씨가 있었다.
매일 무엇을 먹어야 할지가 고민이라는 아가씨는 아침 일찍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오피스텔로 올라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어 먹거리와 담배를 사가지고 갔다.
강아지 이름은 지코 그리고 족보는 킹 찰스 스파니엘........
외우는 게 쉽지 않았다
지코의 전 주인은 이사 가면서 지코를 현관문에 매어 둔 채 가버렸다고 한다.
단골 아가씨가 관리 사무소에 연락해서 전 주인과 통화하려고 했으나 전화도 받지 않아 아가씨가 지코를 입양한 것이라 한다.
그런 사연을 듣고 나니 지코에게 마음이 더 갔다.
처음엔 내가 쓰다듬어 주려고 해도 슬금슬금 피하고 표정도 뚱 했다.
그런데 나의 행동이 반복되고 시간이 쌓이다 보니 이젠 지코가 편의점에 오면 내게로 온다.
그런 지코를 보면 지코가 사람에 대한 신뢰감을 다시 회복해 가는 것 같아 기뻤다.
며칠 보이지 않다가 다시 편의점에 왔길래 물어보니 아가씨가 출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 사이 지코는 본가에 있었다고.
우리 집도 편의점 주변이라 저녁 산책 때 볼 만도 한데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었다.
그런 지코와 아가씨가 반년 가까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이사를 간 모양이다.
지코도 보이지 않으니 분명 함께 간 것이리라.
어느 곳에 살든 아가씨와 지코가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