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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창업 Jul 13. 2021

벼랑 끝 자영업자의 최저임금

내년 9160원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지난 2017년.

처음 닭갈비 식당을 오픈했을 때 최저임금은 6470원이었다.

알바, 직원과 함께 일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함께 일하고 밥 먹고 이야기하는 소소한 즐거움.

근무시간도 늘리고 다소 여유 있게 인력을 꾸렸다.

서비스질을 높여 매출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몇백 원씩 오르던 최저임금은 이듬해 7350원으로 크게 올랐다. 그리고 해마다 최저임금은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렸다.


"사장님. 진짜 월급이 오르는 건가요?"

아르바이트생은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격하게 환영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은 부메랑이 됐다. 르바이트생의 일자리부터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휴수당도 문제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주휴수당은 폐지돼야 옳은데 기생적 공생관계를 유지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면서 취약계층 일자리도 줄었다.


자영업, 소상공인 대다수가 충격에 빠졌다.

초유의 최저임금 인상폭은 소규모 영세업장이 감내하기 힘든 구조다. 힘이 센 대기업 노조의 입김이 반영되면서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결국 최저임금은 대기업과 공무원 등 일부 직장인에게는 득이 됐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비정규직, 자영업, 소상공인에게는 독이 됐다.


최저임금은 본래 취지가 무색케졌고 회의론이 일기 시작할 무렵 코로나 비상사태가 터졌다. 4차 대유행으로 피가 마르는 상황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다.


실제 3곳의 매장을 직접 운영해 본 결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파트타임 시간과 인력을 줄였다. 대신 사장인 내가 일하는 시간을 늘렸다.

본의 아니게 1인 자영업자가 됐고 나 홀로 사장님은 해마다 증가했다.


키오스크, 서빙로봇, 셀프서비스 등 무인매장도 비슷한 시기 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모두가 생존. 즉 살아남기 위해서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됐다. 참 아쉬운 대목이다.

문 정부 첫해(2017년) 6470원과 비교하면 5차례 인상 끝에 2690원(41.6%)이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업종별 차등제, 외국인 근로자 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 말라 가는 상황에서 또다시 최저임금 인상.


답답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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