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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싫은 자영업자들
웃고있는 상인 속으로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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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창업
Feb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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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은 그냥 집에서 보내기로 했어요"
설날이 눈앞이지만 경제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
해마다 반짝 특수를 누렸던 전통시장은 손님들이 확 줄었다.
차례상을 늙은 부모님들만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코로나 확산세를 막기위한 재난문자가 속출하면서 고향길에는 "자식들아! 제발 집에 내려오지 말아달라"는 현수막들이 나붙기 시작했다.
실제 전남 담양의 어르신들은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자 대문을 걸어 잠궜다. 마을 경로당도 폐쇄되고 양지바른 곳에서 함께 나누던 수다도 사라졌다.
코로나 보다 무서운게 생존에 대한 두려움.
5인이상 집합금지로 고향을 찾는 민족의 대이동은 사라졌다.
음식장만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여동생과 처재도 이번 설에는 볼 수 없다.
내수가 제대로 돌지 않는다.
식당과 주점 등 골목상권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반가운 가족과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은 비대면으로 대체됐다.
그나마 택배나 배송이 가능한 분야는 버틸만 하다.
그렇지 못한 곳은 고사위기다.
내 경험상 명절 연휴 가운데 이틀 정도는 평소 매출의 두배정도는 올렸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부족해도 땀흘려 일하고 집에 돌아갈때는 묘한 성취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번 돈으로 부모님, 조카들 용돈을 마련하고 정성껏 선물도 준비했다.
"안주고 안받기"
올해는 돈줄이 막혀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사장님들이 선물을 주는 횟수가 줄고 단가도 내려갔다.
한우가 돼지로 바뀌고 참치가 김으로 대체되는 식이다.
김 선물세트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부피는 크다.
매출은 줄고 빚은 늘어가니 정을 나눌 여유가 없다.
명절 떡값을 기대하는 직장인은 한숨을 내쉰다.
직장을 잃은 실직자는 더 큰 한숨을 내쉰다.
돈줄이 막힌 사장님은 깊은 한숨과 함께 절망을 내쉰다.
"괜히 사업은 벌려가지고.."
특히 자영업자는 집안에서 죄인 취급 받기 일쑤다.
주위의 따가운 눈총보다 무서운게 죄책감이다.
가족들에 대한 무언의 부채의식은 덤이다.
정치인들은 해마다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자영업 현장을 찾아 위로와 격려를 건낸다.
카메라에 비친 모습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불안과 초조의 눈빛을 읽을 수 있다.
시대공감을 못하는 정치인과 공무원이 많은게 현실이기도 하다.
손님이 끊긴 텅빈가게.
쌓여가는 각종 고지서.
이런것을 볼때마다 숨통이 막혀간다.
2021년 설 전날.
웃기고도 슬픈 이시대의 자화상이 그려진다.
설날에 오는 까치에게 한가닥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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