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

택배 상자를 연 순간 딸은 함박웃음

by 생존창업

쿠팡에서 로켓배송이 날아왔다.
밤 11시에 주문한 게 다음날 오전 거짓말처럼 집 앞에 놓여있다. 내가 다 설렌다.

지금껏 쿠팡에 주문한 물건 중 최고가다.
90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당분간은 간장에 밥을 비벼 먹어야 하지만 행복하다.

언박싱하는 딸의 표정에는 근래 보기 힘든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딸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절로든다.
마음속에 잠재된 부채의식이 해소된 느낌이다.

부모 자식은 전생의 빚쟁이 관계는 아녔을까?
그러고 보니 부모님께 받은 게 너무 많다.
반대로 내가 해준 것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어머니는 손녀의 아이패드 선물을 누구보다 기뻐하고 계실 것이다.

큰 놈과 막내의 표정에서는 부러운 눈빛이 한가득이다.
얼마 전 아들에게는 롱패딩을, 막내는 고슴도치를 선물해줬다.
그래도 짠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온 가족이 모여 성스러운 종교행사처럼 언박싱을 숨죽여 들여다본다. 노란색 겉옷과 새하얀 속옷을 벗겨내니 익숙한 사과 로고가 드러난다.

아이패드 에어 4.
올해 중학생이 되는 딸이 간절히 원하고 바라던 선물이다.
졸업과 입학, 생일을 겸해 큰맘 먹고 거금을 투자했다. 당근마켓 등 중고장터를 두 달간 살펴보다 결국 새 제품을 선택했다.

가격차이가 크지 않을뿐더러 저장공간이 큰 스펙이 필요했다. 아이펜슬로 웹툰과 애니메이션 작업이 주용도다.

딸의 꿈은 웹툰 작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웹툰을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이걸 유튜브에 꾸준히 올렸는데 구독자가 벌써 1200명이 넘었다.
후르밍이라고 채널을 만들었는데 기발하다. 나는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조회수는 꽤 나온다.

무엇보다 딸이 좋아하는 일이다. 꿈은 계속 바뀔 것이다.
이과정에서 적성과 흥미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내친김에 책 한 권도 안겨줬다. 월트 디즈니에서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로 일하는 김미란씨가 쓴 책이다. 딸도 10년쯤 후에는 아티스트나 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돈을 아주 잘 쓴 날이다.

앞으로 멋지게 돈 쓰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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