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말고 진심

by 카밀리언

열네 번째 이야기


아내가 결혼식에 입고 갈 드레스를 고민한다. 빨간색과 녹색 중 어떤 게 더 나을지 남편에게 묻는다. 한 남편은 솔직하게 말한다. "살이 쪄서 둘 다 안 어울리는데." 그는 진실을 말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내는 상처받는다. 기분이 상해 결국 결혼식에도 가지 않고, 남편과의 관계는 점점 소원해진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남편은 이렇게 말한다. "결혼식에 가는 거니까 신부를 빛나게 해주는 게 중요하겠지? 빨간색은 너무 화려해서 신부보다 눈에 띌 수도 있고, 녹색은 너무 고급스러워서 괜히 부담 줄지도 몰라. 이참에 우리 백화점 가서 전문가랑 상의해서 당신한테 딱 어울리는 드레스를 새로 고르는 건 어때?" 아내가 원하는 목적에 맞춰 말한다. 사실을 고르는 대신, 그녀의 마음과 관계를 지키는 지혜를 고른 것이다.


회사에서 동료가 중요한 발표 자료에 오타를 많이 냈다. 한 사람은 모든 사람 앞에서 지적한다. "오타가 너무 많네요.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죠. 제대로 검토하고 왔어야지." 틀린 것을 바로잡았다고 생각하지만, 동료는 위축되고 다른 사람들도 불편해한다.


다른 사람은 발표가 끝난 후 조용히 말을 건넨다. "오늘 발표 정말 인상 깊었어요. 내용이 워낙 좋아서 더 돋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데, 혹시 제 발표 자료도 한 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잔실수나 오타를 자주 놓쳐서요. 대신 저도 다음 발표 때 검토 같은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동료의 노력을 먼저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접근한다. 그러면서도 함께 성장하자는 협력을 제안한다.


이게 '진실'과 '진심'의 차이다.


진실만 추구하는 사람은 팩트에만 집중한다. 옳고 그름을 명확히 구분하고, 틀린 것은 즉시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을 말하는 게 사랑 아니야? 솔직하게 말해주는 게 진짜 사랑이지"라고 말하지만, 정작 상대방의 마음과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


진심을 담는 사람은 다르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한다. 진실보다 사랑이 먼저다.


마이클 조던의 어머니 델로리스 조던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조던이 고등학교 때 농구팀에서 탈락했을 때, 그녀는 "넌 농구 재능이 없어"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지금은 아쉽지만, 네가 얼마나 농구를 사랑하는지 알아. 언젠가 이 순간도 너의 성공 이야기 중 하나가 될 거야"라고 말했다. 같은 현실을 보면서도 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고, 결국 조던은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맹자는 말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인의 시작이다." 진실을 전할 때도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피드백의 샌드위치 기법'으로 설명한다. 비판적인 내용도 긍정적인 말로 감싸서 전달하면 수용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비판에 방어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진실 말고 진심을 담아라. 팩트만 던지지 말고 사랑을 담아라. 옳다고 상처 주지 말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지혜롭게 도와라.


가장 정확한 말이 가장 사랑스러운 말은 아니다.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말이 진짜 사랑이다. 진실은 칼날과 같다. 잘못 휘두르면 상처만 낸다. 하지만 사랑으로 감싸면 치료의 도구가 된다.


진심은 사랑의 표현 방식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톤으로, 어떤 표현으로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오늘부터는 무언가를 지적하기 전에 생각해 보자. "이 말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까?"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하고 있을까?" 그게 진실과 진심을 모두 담아 사랑을 전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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