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한 움큼 아침 온기를 담는 사이
연필심이 햇살을 따라 시를 써낸다
방심한 순간, 서리 맺힌 공기가
잊었던 그리움까지 불쑥 데려왔다
눈으로 바다를 담는 사이
눈동자가 파도를 품어 흔들렸다
물결 위 흩어지는 햇빛을 담고도 모자라
저녁놀의 장밋빛까지 조심스레 붙잡았다
귀로 조개껍질 부서지는 소리를 담는 사이
처마 끝 빗방울이 낭만으로 떨어졌다
정오의 햇살까지 방울벌레가 합창을 쏟자
해 질 녘엔 풀벌레가 어둠을 열었다
코로 나무껍질 냄새를 담는 사이
바람 실어온 꽃가루가 콧등을 간지럽혔다
낯선 흙내가 허기를 불러오자
짙은 숲 풀내음으로 대신 채웠다
입으로 시간을 담는 사이
쌉쌀한 커피는 입술에 향으로 머물고
흥얼거림 대신 삼킨 말들은
늦게 터진 웃음으로 혀끝에 머물렀다
가슴에도, 시에도
온전히 담지 못하는
내가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