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은행 재무제표 읽기
“은행의 재무제표를 통해 자금운용비율을 알고 싶은데요. 이를테면 예금 대비 대출비율이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은행 재무제표 읽기 관련 글에 달린 댓글 질문입니다.
https://brunch.co.kr/@lshkorea/113
답을 드리기 전에 오랜만에 은행들 주가를 한 번 살펴볼까요?
금리가 엄청 올라간 이후 은행들 주가가 높아질 거란 건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과 연관된 이야기인데 예대마진(대출로 받은 이자 – 예금 금리 이자) 중에 대출금리가 급상승한다면 당연히 은행의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정부의 압박 또한 강해집니다.
7~8월 여름 이후 은행권 지주사(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소폭 상승한 상황입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은행 재무제표에서 ‘예금’이라 칭할 수 있는 건 부채항목 중에 <예수부채>를 뜻합니다. 은행 입장으로는 고객한테 받아서 갖고 있지만 갚아야 할 부채인 셈이죠. 예수부채는 금융회사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조달(?)한 돈입니다. 그렇기에 재무제표 <예수부채> 숫자를 모두 개인들의 예금이라고 부를 순 없습니다. 기업이나 기관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게 예금이 가장 많습니다. 물론 다른 게 있어서 구분을 해둔 <사채>, <차입부채>가 있습니다. 사채발행하거나 진짜 돈을 빌려와 굴리기도 하니까요.
참고로 국민은행은 2023년 반기 기준 약 383조 원의 <예수부채>를 갖고 있습니다. <차입부채> 38조 원 <사채> 29조 원에 비하면 거의 대부분의 자금이 예금으로부터 나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 돈으로 무엇을 했을까요? 옛날 표현으로 돈놀이, 금융상품을 만들어 팔거나, 기업 또는 가계 대출을 해줍니다.
대출의 규모는 자산항목의 <대출채권>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의 2023년 반기 <대출채권>은 376조 원입니다. 이 2가지 수치로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데 383.6(예수부채) : 376.4(대출채권) = 1 : 0.98
국민은행의 경우 들여온 돈 보다는 살짝 작게 대출을 해주고 있네요. 그도 그럴 것이 은행은 BIS 비율이라고 해서 자금운용에 대하 금융감독원 등 정부규제도 받는 등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출채권에 대해서는 주석 사항을 통해서 어디가 어떻게 ‘돈’이 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용도 위험에 따른 대출채권의 구분 뿐만 아니라 기업여신의 경우 산업별 분류로 대출의 규모, 떼이는 돈(대손충당)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가계대출은 비중이 55% 이상인 주택자금과 일반, 신용카드로 나눠서 마찬가지로 대출상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2023년 반기까지 국민은행 대출채권 주석을 보면 가계대출은 그다지 크게 전동기 대비 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으며, 기업대출 역시 규모는 비슷한데 <대손충당금>이 1.8조 원 → 2.3조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금리가 높아진 현재 은행의 손익은 어떤가요? 국민은행만 봐도 2023년 반기 기준 이자수익이 10.7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확 늘어난 상태입니다. 물론 이자비용도 증가해 이자이익이 뭐 대폭 증가한 건 아닙니다. 여하튼 영업이익 약 2.5조 원으로 지난해 3.8조 원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코로나19 상황 때 저금리에 돈을 많이 풀었던 세상이 이제는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 180도 변한 금융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돈 가치가 점점 없어져만 가는데.... (뒷말은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