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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등에 실은 밀짚 더미 - 아슬아슬한 리조트의 꿈

롯데관광개발(주) 재무제표 읽기


https://www.mk.co.kr/news/economy/10975789

위와 같은 기사의 영향인지 롯데관광개발 최근 주가는 상승 국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래의 글은 롯데관광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재무제표 관련 케이스로 보는시각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 작성된 것입니다. 




조물주 다음이 건물주라는데 부동산개발만큼 3대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사업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돈이 있으면 건물을 사면 그만인 것이고, 투자 대비 가장 이익률을 높이는 방법은 자기 땅에 건물을 세우면 됩니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데 못하는 이유는 건축이 만만찮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①건축비(사업자금)가 필요하고, ②설계도면 등(시공사) 건물을 세울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또한 상업용 건축물일 경우 ③인허가 3가지 조건이 금상첨화로 맞아야 진행이 가능합니다. 


즉 아무나 건물주의 위엄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 건물보다 조금 큰~ 아주 큰~ ‘리조트의 꿈’을 키운 기업이 있습니다. 헌데 공개된 2023년 재무제표를 보니 여전히 꿈의 완성 보다 위태로운 점이 많이 보입니다. 


제주도에 복합리조트 꿈을 키운 롯데관광개발.

최근(2024.3.27) 롯데관광개발㈜는 보유 자산에 대한 재평가 공시를 했습니다. 토지의 장부가액 5,269억 원 → 6,300억 원이 되고, 건물은 5,700억 원이 → 약 1조 원으로 재평가를 통해 숫자가 변합니다. 사업을 위해 기업이 소유한 <유형자산>의 재평가는 차칫 부정적인 시그널로 읽힐 수 있습니다. 보통 주력사업 관련 <유형자산>은 원가로 장부에 표기하고, 가격을 다시 매기지 않습니다. 팔 일이 없는데 굳이 재평가를 하지 않는 거죠. ‘팔지 않을 거니까….’ 그런데 재평가를 한다는 건 사업을 접기 위한 매각 또는 담보로 잡을 때 좀더 큰 금액으로, 다시 말해 대출 여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롯데관광개발㈜의 재평가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뉴스에 났습니다. 자산 가치 증가로 자본을 확충해 부채비율을 조정한다고 합니다. 그런다면 이미 롯데관광개발의 재정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이 높다는 말입니다.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재평가의 부정적 이미지’까지 감수한 건 회사가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뜻입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세운 롯데관광개발, 이름이 생소한데 우선 롯데랑은 상관없는 회사입니다. 최대주주 김기병 씨는 지분 23.86%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 총자산은 1.7조 원입니다. 부채가 1.6조 원, 자본총계가 655억 원이네요. 이번 자산 재평가로 자본은 확충이 되겠지만 2023년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593%입니다. 전년도에는 678%였습니다. 계속해서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결손금이 누적되었기 때문입니다. 2023년말 기준 결손금은 9,729억 원입니다. 비중이 높은 <유형자산>은 1.3조 원 정도이고, 단기금융상품, 현금성 자산이 있지만 문제는 어마무시한 부채입니다. <단기차입금>이 7,605억 원 그리고 <유동성사채>가 146억 원, <유동성전환사채>가 1,750억 원으로 2023년도 재무제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채가 많아도 잘 벌면 걱정이 덜할 수 있습니다. 빚 감당이 되냐 안되냐 판단이 서니까요. 손익계산서를 보면 영업수익이 3,135억 원인데 비용이 거의 3,700억 원입니다. 벌써 영업수익보다 영업비용이 높습니다. 지난해는 그렇다 치고 2024년 흑자가 나야 하는데 롯데관광개발이 복합 리조트를 유지하기 위해서 매년 3,5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데 그러면 수익이 그 이상 6천억 정도 나와야지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겠죠. 적자도 적자지만 <금융비용>이 23년에 1,279억 원이고 결과적으로 당기순손실이 -2,023억 원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금흐름표 상으로도 매년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단기차입금 대환으로 큰 돈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2023년 7,500억 원을 갚고 7,500억 원을 다시 빌리는 상태입니다. 은행이 만약 이 회사에 대해서 더 이상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면 상상하기도 끔찍한 상황이 펼쳐 집니다.


이야기를 과거로 거슬러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에 복합리조트를 짓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아니지 그때는 동화투자개발 명의로 땅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2000년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이네요. 그런데 그 과정에 중국 자본이 개입을 합니다. 원래 가진 땅을 중국 녹지그룹에 팔고, 리조트를 지은 다음 시설을 다시 사는 구조입니다. 


투자와 시공을 댄 중국의 녹지그룹, 2013년 롯데관광개발 계열사인 동화투자개발에게 토지 매각대금(1,920억원) 납부 관련 기사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121613313455974 


이후 롯데관광개발이 8,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녹지그룹에 사업비정산 3,500억 원 사용(연면적 59%에 대한 권리 확보). 이때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살펴보면 롯데관광개발의 뚝심이 들어간 사업입니다. 이때도 롯데관광개발은 상장사라서 2018년 이후 주가는 급등! 사업이 실제로 시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초기엔 매년 적자 특히 2018년에는 -1,129억 원 당기순손실. 2017년에 분양도 했던 걸로 아는데…. 적자 누적에 상장폐지까지 이슈까지 겹쳤습니다. 당시 분양권 산 분들과 리조트 투자자들 모두 맘 졸이게 한 히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의 원래 주요 사업은 동화면세점 운영입니다. 땅은 원래부터 갖고 있던 것 거기에 크게 건물을 올리면(38층 규모의 복합리조트 리조트에는 면세점과 카지노가 들어서고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 나길 기대했을 것입니다.) 큰 이익과 사업구조 역시 다변화할 수 있다고 계획했습니다. 게다가 녹지그룹이라는 중국 거대 자본이 뒷배가 되어 줄 것에 야심 찬 프로젝트가 실행이 된 것입니다.


https://www.hankyung.com/news/article/2017030292255


이번 자산재평가는 확실히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이연법인세 이슈는 그다지 단점도 아닙니다. 증가된 자산 크기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는 건데 실제로 해당 자산을 매각해서 현금이 들어올 때 내는 세금을 계산한 것뿐이지 납부를 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차입금을 줄어 들 여지가 있는가? 입니다. 주석 15번 <차입금과 사채>를 보면 단기차입금이 7,605억 원 비롯해서 9,981억 원 거의 1조 원 가까이 쌓여 있습니다. 이번 부채비율이 낮아진 건 이게 없어진 결과가 아닙니다. 즉 부채비율 개선과 전혀 무관하게 아직도 약 1조 원을 갚아야 합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외 39개 금융기관에서 7~10% 정도의 이자를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이자 비용이 1,140억 원입니다. 단기차입금 외에도 전환사채도 발행했는데 액면 금리도 8%입니다. 빚을 갚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리조트 회원권 판매! 적극적인 영업활동 등 손익계산서의 영업수익을 늘릴 수 있는 건 다 써야 하겠죠. 

뒷배가 되어 줄 거 같았던 녹지그룹도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중국 부동산 기업이 다들 힘든 것처럼 제주도에서 추가 투자를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댈 곳은 그나마 카지노 쪽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의 종속기업 중에는 엘티엔터테인먼트라고 해서 이 카지노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복합 리조트이자 카지노까지 있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리조트 운영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 ‘하얏트’에 위탁을 준 상태입니다. 하얏트에 주는 운영 수수료가 매년 27억에서 60억 사이입니다. 차입금에 대해서는 재무제표 <주석>에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채권단 협의를 통해 장기 리파이낸싱을 진행 중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천년만년 채권자가 기다리지는 않겠죠. 

정리하자면, 땅은 있었습니다. 그 땅 위에 멋진 리조트를 짓기 위해, 중국자본까지 유치합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등 시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개장은 했으나, 그간 불어난 부채가 무겁습니다. 초두에 비추었듯이 건축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자산재평가로 좋아질 것이란 긍정론이 나옵니다만, 또 다른 면도 있습니다. 오늘은 재무제표 숫자의 냉정한 면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모르는 전략과 수익개선 방안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또한 앞으로 외국인의 제주 선호, K-관광에 힘입어 영업수익이 급증하길 바랍니다. 리조트 투숙객이 넘쳐나고, 카지노 이용이 활성화되어야 이번에 시도한 자산재평가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번 덕분에 2024년 빚도 갚고, 한국의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드림 복합리조트를 알릴 기회가 더 생기어야 하니까요. 꼭 제주 관광의 랜드마크로 우뚝 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상기 글은 2017~2022년 사이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사업보고서 등)를 참고해 기술한 내용입니다. 일상 생활 속에 만나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있는 그대로 읽어 갑니다. 그러는 동안 회색의 숫자들이 말하는 기업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글쓴이-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미지 출처 – DART(전자공시시스템) or https://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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