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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재무제표의 유혹

회계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17)

Intro | 지금은 힘들지만, 곧 대박 날 회사야!


  재무제표? 그런 거 소용없다니까~ 주식투자는 미래가치를 봐야지!


   한때 ‘나쁜남자’, ‘나쁜여자’가 인기일 때가 있었습니다. 뭐 나쁜남자에게 끌리는 건 개인취향일 수 있는데, 나쁜남자=못된 놈 아니고 ‘매력적이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상대’를 말합니다. 설명할 순 없지만 나쁜남자∙여자에게 맘에 가듯이, 나쁜 재무제표에게 끌리는 투자자가 있나 봅니다. 몇 년 연속 적자, 자본잠식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쁜 재무재표는 곧 있을 대박의 조짐이라고 합니다. 골이 깊어야 상승할 수 있다나요. 그럴 리가요! 어느 정도 것입니다. 성장잠재력이 있지 않다면 나쁜 재무제표가 아니라 못된 재무제표일 수 있습니다. 


Body | 나쁜남자로 떠올리는 재무제표 10가지 특징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회사의 자료를 차용합니다. 그러나 여러 개의 회사 회계정보를 혼용해서 쓰겠습니다. 회사실명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1. 나쁜남자라고 불리는 놈(?)은 대부분 잘생겼습니다. 물론 이름조차 매력적입니다. 나쁜 재무제표가 되기 위해서 역시나 이름부터 멋있어야 합니다. 회사 명을 근사한 걸로 바꿔야 합니다.  2~3년 사이에 세상 Trend에 맞춰, 사명변경은 반드시 해줘야 합니다.


2. 재벌2세 싸가지 스타일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나쁜남자는 쥐뿔도 없지만 센 척합니다. 나쁜 재무제표도 비슷합니다. 매출은 바닥이고, 영업이익이 최소한 3~4년은 적자입니다. 심지어 수중에 가진 돈이 탈탈 털린 걸 인증해야 합니다. 결손금과 자본잠식은 나쁜 재무제표의 기본 장착 스웨그~ “난 죽지 않아, 절대로’


3. 그러나 나쁜남자는 함부로 손 내밀지 않습니다. 자존심은 똘똘 뭉쳐 ‘코어’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단기차입금 보다 전환사채가 많아야 합니다. 유상증자 아니면 이자와 함께 나중에 주식으로 줄 수도 있는 전환사채를 발행합니다. “전환사채 사줘! 묻지 말고 그냥 사줘!” 투자를 잘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은행에서 고금리도 대출을 안 해주고, 사채도 안 사줘서, 전환사채 카드를 꺼내는 건데, 나쁜 재무제표 회사는 당당합니다. 그냥 전환사채부터입니다.

4. 나쁜남자는 어느 날 갑자기 살을 쫘악 빼서 나타나거나, 성형을 통해서 전혀 몰라볼 외모를 갖게 됩니다. 보통 잘 안되던 사업부분을 정리해버리거나, 새로운 회사를 사와서 자산의 변화가 많은 게 나쁜 재무제표 회사입니다. ○○회사도 자산총계가 2016년 1,054억 원까지 올랐는데 다시 절반으로 다이어트. 자산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건(매출을 통해서 이뤄지면 괜찮습니다. 즉 먹는 것도 없이 살이 찌고 빠지면 몸의 이상입니다.)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문제입니다. 허나 오히려 큰 변신을 위한 변화라고 따지지 못하게 합니다. 


5. 나쁜남자는 특별히 직장을 다니거나, 하는 일도 없는데 필요한 큰 돈을 척척 해결합니다. 그러나 식당 갈 수 없어,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웁니다. 나쁜 재무제표 기업 현금흐름표를 보면 큰 금액의 자금이 재무활동으로 만들어 집니다. 영업은 마이너스, 기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잔고가 ‘달랑달랑’ 부족합니다.


6. 나쁜남자는 뭐 주변에서도 다 압니다. “저 시키 재수없어, 여자애들이 왜 저 녀석 좋아하는지 당췌 모르겠다니까” 나쁜남자는 신비로울 수는 있지만, 좋지 않은 소문을 끌고 다닙니다. 나쁜 재무제표도 이걸 쳐다본 다른 사람(외부감사인)이 꼭 뭐라고 ‘강조사항’으로 남겨 놓습니다. 결손금, 영업손실 크기, 계속기업 존속 의문 등 나쁜 재무제표의 단골 멘트입니다.


7. 나쁜남자가 오래 전부터 쭈욱 주변에 있었지 않습니다. 어느 날, 저 쪽 도시에서 넘어오거나,  외국 살다가 온 전학생이 나쁜남자로 거듭 태어나기도 합니다. 나쁜 재무제표 회사의 회사 경영진에는 회사에 참여한지 얼마 안 되는 분이 많습니다. 회사가 최소한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8. 나쁜남자는 보통 4차원의 정신세계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과 다른 머리와 감성을 가집니다. 출생의 비밀도 꼭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나쁜 재무제표의 기업은 복잡한 주주 구성을 가집니다. 보통 실적이 좋았다가 경영환경이 악화되면, 회사에 자금을 대기 위해서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합니다. 대주주가 개인이 아니라 $%&투자조합, ㈜$ÂÆ 등으로 구성됩니다. 근데 여기 몇 개 기관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일 경우가 많습니다. 


9. 나쁜남자는 마트와 백화점에서는 잘 안보입니다. 동네 시장 골목이나, 후미진 변두리에서 등장합니다. 동네에 사건사고가 많을 때 왠지 모를 포스와 함께 나타납니다. 나쁜 재무제표를 가지고도 승승장구 하는 회사는 보통 코스피 보다는 코스닥에 많습니다. 신생기업일 때도 있지만, 의외로 역사가 깊습니다. ○○회사도 85년에 설립해, 96년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회사입니다. 연혁을 보면 최근에 전환사채 발행, 공장매각, 최대주주 변경 등 2015~2019년 매우 바쁩니다.


10. 나쁜남자와 이야기를 해보면, 할 줄 아는 게 엄청 많습니다. 기타도 치고, 춤은 기본에 중장비 운전 등 온갖 잡기술을 다 갖고 있습니다. 다만 딱히 돈벌이 되는 직업이 없습니다. 나쁜 재무제표 기업의 사업분야는 (1)전자교육장비 분야, (2)지능형 로봇 분야, (3)전자계측기 분야, (4)바이오사업 분야, (5)고수분 저급석단의 고품위화 사업(석탄업그레이드) 등 가지 수도 많고, 뭔가 새로운데 실용화가 아직은 덜 된 것 같은 분야입니다.

Outro | 나쁜남자∙여자는 마음만 빼았지….


  누군가 지금 투자하면 좋다는 그 회사, 혹시 나쁜 재무제표를 가진 회사 아닙니까? 물론 아직 투자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는데 저평가 된 회사일 수 있습니다. 성급한 투자보다는 정말 잠재력을 갖춘 회사인지, 아닌지를 분별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남의 말을 듣고 투자에 성공했다면 그건 당신의 실력이 아닙니다. 언젠가 반드시 손실을 보게 마련입니다. 재무제표는 과거의 기업경영 성과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미래가치를 더욱 따져야 하는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보조적인 지표입니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근거수치입니다. 

투자를 위해 회사를 꼼꼼히 따져 보는데 꼭 재무제표를 활용해야 합니다.
반대로 재무제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어떨 경우에는 너무나 좋은 재무제표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매력도가 떨어지는 회사도 있습니다.

   나쁜 재무제표의 특징이 2~3가지 있다고, 못된 회사라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만, 저 10개 특징이 다 나타난다면 그건 의심해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가가 곧 움직일 거라는 속삭임에 팔랑 귀가 되지 마시라는 점만 기억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FreeQr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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