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글로 진상 피렵니다.
신입의 첫 라운딩은 늘 혼돈이다.
카트 위에 서 있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릿속엔 코스 전장이 뒤엉켜 버렸다.
라운딩 전, 마스터는 고객에게 조심스레 말한다.
“오늘은 신입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한 문장에 하루의 운명이 갈렸다.
비즈니스 중이거나 예민한 고객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땐 그대로 대기실에서 하루 종일 대기가 기본이었다.
그렇게 여러 번 걸러지고 걸러져,
마침내 나 같은 신입도 버틸 수 있는 분들과 라운딩이 잡힌다.
그날의 햇빛, 잔디 냄새, 고객의 첫 한마디까지—
모든 게 나를 다시 숨 쉬게 하던 순간이었다.
그날 나와 함께한 팀도 그랬다.
지긋한 나이의 어르신 네 분.
아직 나 자신도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스무 살의 사회 초년생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머릿속은 백지,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수백 번 되뇌며 라운딩을 이어갔다.
어르신들은 그런 ‘손녀 같은 신입 캐디’를 오히려 다독였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실수 투성이인 나를 끝까지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셨다.
라운딩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끝나도 끝난 게 아니었다.
그날, 내가 고객님 커버를 잃어버린 것이다.
골프장은 모든 분실·훼손 책임이 1차적으로 캐디에게 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결국 나는 그날 벌었던 돈을 털어
커버를 다시 사드렸다.
다행히 이곳은 이 정도에서 끝났지만,
어떤 골프장은 ‘벌당’이라 해서
하루 종일 경기과 지시 아래 무급 봉사를 시키는 곳도 있다.
그러니 제발, 본인 물건은 잘 챙기시라.
잊고 가는 순간,
하루 종일 함께 뛰던 그 캐디가 모든 책임을 홀로 감당하게 된다.
시간이 많이 지나 이제는 기억조차 점처럼 희미해졌지만,
그 첫 라운딩의 혼돈과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순간들은
아직도 또렷하다.
그리고 그런 순한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손님을 ‘가려 받지 못하는’ 때가 왔다. 그리고
소문난 진상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