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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Mar 12. 2022

이슬(露) 맞으며 자(宿)는 갈매기

몬테레이 CA

이슬() 맞으며 자(宿)는 갈매기

 

                                   이 석 례

 

Andy Jacobsen Park 벤치 주위를

얼쩡거리는 갈매기들 

진노랑 부리로 땅을 쪼며 

모스 신호 띄우 듯

꾹꾹구욱 꾹꾹구욱 꾹꾹

 

무시한 채

벤치에 앉아 무심히 

바다를 바라보면서

땅콩만 까먹었다.

 

한 알을 놓치는 순간

잽싸게 찍어 물고 도망간다.

 

붉은 아이라인을 그린 두 눈

아직은 유연한 두 다리 무릎 관절

탄력을 잃지 않은 물갈퀴는 

왜 비상을 하지 않는지

 

부드러운 햇볕 아래 바다는 싱싱하다

 

우리가 어쩌다가 길거리에서 

살게 됐는지를 물어보라

 

샌프란시스코에서 

아구아(, agua), 아구아 아구아

소리치며 다가오던 그 남자가

겹쳐다가온다


202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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