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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露) 맞으며 자(宿)는 갈매기

몬테레이 CA

by 실비아 선생

이슬(露) 맞으며 자(宿)는 갈매기


이 석 례


Andy Jacobsen Park 벤치 주위를

얼쩡거리는 갈매기들

진노랑 부리로 땅을 쪼며

모스 신호 띄우 듯

“꾹꾹구욱 꾹꾹구욱 꾹꾹”


무시한 채

벤치에 앉아 무심히

바다를 바라보면서

땅콩만 까먹었다.


한 알을 놓치는 순간

잽싸게 찍어 물고 도망간다.


붉은 아이라인을 그린 두 눈

아직은 유연한 두 다리 무릎 관절

탄력을 잃지 않은 물갈퀴는

왜 비상을 하지 않는지


부드러운 햇볕 아래 바다는 싱싱하다.


‘우리가 어쩌다가 길거리에서

살게 됐는지를 물어보라’


샌프란시스코에서

“아구아(물, agua), 아구아 아구아”

소리치며 다가오던 그 남자가

겹쳐다가온다.


202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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