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무 Jul 11. 2022

三顚四起(삼전사기) 캐나다 여행 -IV

넷째 날: 신비롭기만 한 페이토 호수

 넷째 날은 힌튼을 떠나 재스퍼를 경유해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s Parkway)를 따라서 루이스 호스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가는 도중 애써배스커 폭포(Athabasca Falls)와 페이토 호수(Peyto Lake)를 들렸다가 저녁 식사는 저녁 6시 레이크 루이스 레일웨이 스테이션 레스토랑에서 하도록 예약해 놓았다. 버타 소고기 AAA 등급 스테이크를 먹는 것을 이번 여행의 우리의 최대의 호사로 삼았다.


 아침 일찍  힌튼을 떠나 재스퍼로 가는 길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기온은 10도 안팎으로 쌀쌀한데 피라미드산의 동쪽 측면이 보이는 애써배스커강이  호수처럼 넓게 퍼진 지역이르렀다. 눈이 채 녹지 않은 피라미드산의 정상의 모습을 배경으로 강과 강가의  미송,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산림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온병에 담아 간 뜨거운 물로 커피를 타서 이 멋진 장면을 감상하자고 하였는데 아내와 방 여사님은 춥다고 막무가내로 차 안에서 리지 않으시겠다고 하신다. 할 수 없이 곽 교장선생님과 나만 내려 뜨거운 커피와 차지만 맑고 신선한 공기와의 오묘한 조화를 누리며 호숫가 전경을 바라보면서 모닝커피 시간을 즐기니 호화로운 별장을 지닌 부호가 부럽지 않다.

멀리 눈이 덮인 피라미드산이 보이고 아침의 신선한 공기로 가득찬 호숫가의 모습은 적막하기만 하였다. 이 광경을 바라보며 모닝커피를 마시니 부호의 별장이 부럽지 않았다.


 모닝커피의 호사를 마음껏 누릴 즈음에 찬 공기와 남은 일정이 우릴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내와 방 여사님께서는 말씀을 나누고 계셨는데 여행 내내 도란도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해도 해도 이야기는 그치지 않았다. 곽 교장선생님과 방 사모님 부부는 우리와 같이 교회 생활하고 계신 분인데 나의 아내가 어려움을 통과할 때 사랑 안에서 큰 도움을 주신 분들이었다. 오랫동안 강북에 살고 있었던 우리로써는 두 사람이 버는 월급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는 부동산 광풍에, 아내는 불안감을 느꼈고 알지도 못하는 부동산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가 기획부동산의 덫에 걸려 투자한 돈을 거의 다 날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때 정신적 고통과 공황 수준의 불안감이 아내에게 찾아왔으나 방 여사님, 우린 방 자매님이라 부르는데(교회생활에서 주 예수님을 믿음으로 하나님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을 생명의 근원이 같으므로 서로 형제자매라고 호칭한다.), 이 방 자매님께서 당시 사랑 안에서 나의 아내를 감싸주시믿음이 증가하도록 지지해주시고, 아내가 너무 힘들어 밤낮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도 항상 전화를 받아주시고 함께 기도해주시곤 하셨다. 나중에 안 일인데 방 자매님은 불필요한 외출을 일체 자제하신 채 집에서 대기하다시피 하셨다. 그 덕분에 나의 아내는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를 통해 서서히 그 긴 암흑의 터널을 벗어 나올 수 있었다. 당시의 긴 기간이 우리에게 큰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깨달은 것은 하나님은 사람을 축복하시고 가장 좋은 것을 주시기 원하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바로 하나님 자신을 말이다. 그것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크고 작은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을 오늘도 허락하고 계신다. 그러나 잊지 말자, 그 일들은 주제(主題)가 아니라 소재(素材)들이며 주제는 하나님과 사람의 정상적인 관계의 회복이라는 것을.


 민수기 6:23 -27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말하여라.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을 축복하며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여호와께서 그대에게 복을 주시고 그대를 지켜 주실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그대에게 그분의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그대에게 밝은 표정을 하시고 그대에게 평안을 주실 것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내 이름을 이스라엘 자손 위에 두면, 내가 직접 그들에게 복을 주겠다.”


 아침을 적하게 시작하고 계속 차를 몰고  재스퍼를 향해 나아가는데 우의 풍광이 아침 햇살을 받아 장엄하기까지 하였다. 우측 산기슭에는 무지개가 우리의 오늘의 여정을 축하해주듯 서있었다.


길가 강 건너편  산 중턱에 무지개가 우리의 일정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재스퍼를 뒤로하고 루이스 호수를 향해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남쪽으로 향한 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광대하고 장엄하고도  아름답고 압도적인 풍광을 끊임없이 자아내고 있었다.  어딜 보아도 그림과도 같은 풍경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데 가도 가도 이런 풍경은 다할 줄 몰랐다.  캐나다, 로키 이것이 너구나.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루이스 호수방향으로 가는 길은 놀라운 풍광이 끊이지 않는다.
6월 초인데도 대부분의 높은 산들은 눈으로 그것도 빙하로 덮여있었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가는 길, 끝도 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들의 연속이었다.

 주변 경치에 감탄하며 가다 보니 첫 번째 경유지인 애써배스커 폭포에 도착하였다. 폭포는 애써배스커강의 거대한 흐름을 그대로 받아 굉음과  함께 쏟아져 내려가고 폭포 주변 커크슬린(mt. Kerkeslin) 산은 구름 목도리를 둘렀다.

애써배스커 폭포, 주변 커크슬린 산은 추운지 구름 목도리를 둘렀다.

 애써배스커 폭포 주변을 가볍게 산책한 후 다음 목적지인 페이토 호수 인근 보우 써밋(Bow summit)을 향해 서서히 올라가는데 난데없이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페이토 호수로 가는 길은 경사진 길이라 들었는데 눈에 대한 대비책이 없이 없던 우리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겁이 덜컥 난 나는 페이토를 지나쳐 가자고 하였으나 아내는 무슨 소리냐고 갈 수 있는데 까지 가자고 주장하였다. 눈에 대처할 길이 없던 나로서는 속으로 아내의 대책 없어 보이는 주장에 다소 화가 기 시작했지만  말을 받아들이고 계속 운전해 나아갔는데 눈발은 더 굵어져 갔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앞에 페이토  호수 주차장이 눈앞에 나타나니 모든 불안감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으면 크게 후회할 뻔했는데 페이토 호수의 모습은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페이토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 주위 산이 구름과 안개에 휩싸여 있다.

 주차장은 이미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었고 들이 들고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주차장에서 호수로 난 길을 향해 올라가는데 주변엔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6월에 눈이라니, 눈 내린 길을 운전할 때 걱정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우린  발길을 재촉했는데 내리던 눈이 그치면서 눈앞에 페이토 호수가 갑자기 펼쳐졌다. 그런데 대부분 재스퍼의 호수들이 녹색 옥빛을 띄는데 반해 이 호수는 어느 화가가 파란색 물감으로 도화지에 잔뜩 칠하려고 물감을 풀어놓은 듯했다. 이런 물색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어떻게 호수의 물색이 이처럼 파랄 수 있을까? 

페이토 호수의 전경, 파노라마뷰로 촬영해보았다. 우측 끝이 혹자는 곰발바닥같다고 하지만 내눈에 오리발 같아 보였다.
호수의 물색을 줌인해서 보았다. 사진은 원래 호수의 색을 다 반영해주지 못한다. 깊은 파란색이 신비롭기만 했다.
페이토 호수를 감상하고 주차장 가는길. 오던 눈이 그치고 벌써 많이 녹아 내렸다.

 페이토 호수를 감상하고 내려왔는데 쌓였던 눈은 거의 다 녹아내렸고,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우린 예정에 없던 에메랄드 호수에 들리기로 하였다. 레이크 루이스에 거의 다 간 지점에서 우측으로 빠져나가  필드(Field) 쪽으로 가다가 요호(Yoho) 국립공원으로 가다 보면 마폴산(mt. Marpole) 기슭에 에메랄드 색의 호수가 나타난다. 호수는 아담한 크기로 주변 산과 나무와 어울려 평온한 느낌을 주었다.


요호 국립공원 내 위치한 에메랄드 호수, 시간이 남아 예정에 없었지만 들리고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에메랄드 물빛을 뒤로하고 예약한 숙소로  가서 방을 배정받고 짐을 옮겨 놓으니 마음이 한가해졌다. 저녁식사 예약 시간이 한 시간 가량 남아  레이크 루이스 레일웨이 스테이션 레스토랑 앞, 밴프(Banff)에 도달하면  강줄기가 되지만 여기선 큰 개울 수준인 바우 강기슭을 걷다  숲 속 오솔길로 들어섰는데 한참을 걸어도 우리밖에 없어 겁이 덜컥 났다. 곰이라도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 인기척이 없는 숲 속 오솔길을 걷는 것이 로키산맥 지역에선 두려움을 줄만했는데, 사실 이 지역만 하더라도 상대적으론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인데도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레이크 루이스 레일웨이 스테이션 레스토랑 앞 산길을 따라 걸었던 길. 인적인 드물어 곰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걷는 내내 불안하였다.
엣 레이크 루이스 기차역 유젹지에서 기념사진을 6. 저녁식사를 한 곳은 바로 근처에 있는 옛역사를 식당으로 개조한 곳이었다.

 다행히도 곰은 나타나지 않았고, 시간이 되어 그 레스토랑에 들어섰는데 기차 역사를 잘 보존하고  나름  클래식한 분위기로 식당을 꾸며 놓았다. 직원들도 고 친절하게 우릴 맞이해 주었는데, 예정대로 스테이크를 시켰다. 방 자매님께서는 지금까지 먹어 본 스테이크 중에 제일 맛있다고 너무 좋아하셨는데 곽형제님과 나의 아내는 점차 고향 입맛이 발동하기 시작하셨는지 나와 방 자매님 만큼 좋아하진  못하였다. 다음 날은 모레인 호수(Moraine lake)와 루이스 호수(lake Louise)와 아그네스 호수(lake Agnes)를 둘러볼 예정이라 이곳 숙소에서 하루 더 머물 예정이어서 다시 한번 이 레스토랑에 오려고 예약을 다시 하였다. 방 자매님께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니 사랑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듯해서 기뻤다. 이 여행 최대의 호사를 누린 우린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작가의 이전글 三顚四起(삼전사기) 캐나다 여행 -III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