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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Apr 13. 2023

한 사람의 생명 값

 최근 한 여성을 납치하고 살인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4000만원의 착수금을 받고 살인을 한 일당과 그 배후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검색해 보니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고 청부살인자들이 받은 돈도 2000만 원에서 5000만원 정도로 다양했는데 살인자들에겐  사람의 목숨의 값이 4000만원 정도로 보이는 모양이다.


 암울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는데, 반대로 사회는 한 사람을 살리는데 어느 정도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할까?


 나의 수련의 시절만 해도 건강보험제도가 시작하는 입장이어서 높은 의료비에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신장투석을 해야 할 경우 집을 팔아 의료비를 대야 했을 정도였는데, 당시 신장내과의 국내 최고 전문가였던  어떤 교수님에게 신장투석을 해야 할 환자가 가면 그 교수님은 환자에게 매우 냉랭하게 대하였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 청년 의사였던 나는 비분강개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지금 나는 그 교수님의 냉철한 태도 뒤에 끊임없이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으리라고 느끼게 되었다. 당시 그 환자에게  뜻한 소망의 이야기를 하였다가는 그 환자의 온 가정이 망하게 될 것을 아셨기 때문에 그리 대하셨던 것이다. 그때, 그 시절,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이제 건강보험제도가 발전하고 의학도 발전하여 우리나라에서 신장 투석을 못해 사망하는 환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의료비, 특히 고가의 신약을 다 급여할 수 있는 형편까지 이른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러한 고가의 신약이나 신기술의 치료법을 다 급여할 수 있는 나라는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신약이나 신기술의 값비싼 효과에 대하여 지불해야 할 가격의 정도를 급여보장항목에 추가할 때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 판단을 위해 사용하는 흔한 판단 기준이 ICER(incremental cost-effective ratio, 점증적 비용-효과비)값이다. 이는 '완벽한 건강상태로 1년간 더 살 수 있게 하는 효과를 갖는 치료법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이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일 년에 얼마나 드는가'라는 개념이다. 당연히 존재하는 치료법들이 완전한 건강까지 제공해 주 긴 힘들 터이니 이 기준에 맞추어 환산하여 그 값을 구하게 된다. 그러면 이 ICER값이 어느 정도면 공적으로 보장할 항목으로 받아들이게 될까? 10년 후 1년을 더 사는 것보다 당장 한두해 더 사는 것이 귀하므로  사망에 이를 환자나, 또 희귀질화의  중한 증세를 갖는 환자는 다른 가치 판단이 필요하므로 모든 경우를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으나 지금은 비판이 많아 사용하는 기준은 아니지만 국가의 일 년 일인당 국내총생산 즉 1인당 GDP로 대략 가늠해보면  22년 기준으로 3만 5000불에 달하여 4200만  원정도 되는데, 성인 기준으로 60년을 산다고 가정하고 이론적으로 60년 내내 완벽한 건강을 유지해 줄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사회가 바라보는 한 사람 살리는데 드는 비용은 25억 원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계산상 그렇다는 것이고 이렇게 장기 예측하는 것에는 불확실성이 따르는 일이니  한 사람의 남은 여생 드는 비용의  산정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예상 가능한 삶의 질의 변동과 소요비용의 폭을 고려하여 비용경제성을 평가하게 된다.


 그럼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사람의 목숨을 얼마나 소중하게 보시고 계실까? 다음 성경구절을 읽어 보자.


마태복음 16:26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개역개정본)


 하나님의 관점에서 본 사람의 가치는 온 천하와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있게 보신다. 마태복음 13장에는 이런  소중한 사람을 '밭에 감추인 보물'로 비유하시고 이를 얻기 위해' 자신의 소유를 다 판 어떤 사람'과 '아주 귀한 진주 하나'를 발견하여 '자기의 모든 소유를 팔아 그 진주를 산 상인'으로  하나님 자신을 비유하신다. 하나님의 영광의 위치를 내려 놓으시고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서 죽으시기까지 다 내어 놓으시고 우리를 구원하실 만큼 우린 주 예수님께 그렇게 귀한 존재이다. 친구여, 당신은 살인자들이 값싸게 여길 존재도 아니고 수십억의 대가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가치를 지닌 사람만도 아닌 온 천하를 주고도 아깝지 않은 하나님의 사람임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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