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에 관한 글을 쓴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는데, 출근길에 제비집을 흘낏 보니 제비 새끼들이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았다. 분주히 오가던 엄마도 보이지 않고, 마치 내가 글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안식처가 공개됐으니 여기서 못살겠다고 이사 간 것처럼 적막하기만 하였다. 벌써 새끼 제비들이 집을 떠나 날아오른 것일까? 하긴 지난 글을 올린 때만 해도 제비집은 새끼들로 미어터질 것 같이 비좁아 보였던 것을 보니 거의 다 성장했던 것일듯 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그곳을 지나가는데 전깃줄에 여러 마리 제비들이 소란스럽게 지저귀고 있었다.
필연 이 제비들 중 몇은 그 제비집에서 자라나 온 새끼 제비들 이리라. 성공적인 육아와 출가였던 게다. 도시에 워킹맘으로 네 마리의 제비들을 훌륭히 키워낸 작고 힘없는 엄마제비와 열심히 외조한 아빠 제비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한갓진 시골보다 훨씬 위험요소가 많은 이 복잡한 도시에 왜 이 부부가 둥지를 튼 것일까? 강남 8 학군이 있는 것도 아닐 제비세계에 나름 이유가 있으리라 마는 부디 로드킬 당하지 않고 도심을 휘젓고 날아다니는 고도의 비행기술을 배우고 살아남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