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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Sep 17. 2020

필터 교환 언제 하셨나요?

내 몸안의 에어 필터

 내연기관이 달린 자동차와 우리 몸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외기가 에어 필터를 거쳐 자동차 엔진 안으로 들어가면 휘발유와 혼합되어 점화 플러그를 통해 폭발을 일으키게 되고, 이 힘으로 엔진이 돌아가고 배기가스가 배출되면 새로운 주기로 넘어가게 된다. 엔진의 상하운동의 힘이 바퀴로 전달되어 자동차가 움직이게 된다. 외기가 엔진 안으로 들어갈 때 먼지가 함께 들어가면 혼합가스의 폭발에도 영향을 주겠지만, 엔진 안에 마모를 심하게 일으킬 테니, 이 에어필터는 주기적으로 갈아주도록 되어있는데, 대게 엔진 오일을 교환할 때마다 갈아주라고 정비소에서는 말하곤 한다.


 우리 몸은 외기에서 들어오는 산소가 혈중에 녹아들어 와 피 속에 순환하는 에너지 원인 포도당과 같은 영양소와 함께 근육에 전달되면 근육에서는 크렙스 회로(Kreb's cycle)를 이용한 세포호흡과정을 통해  ATP를 발생시키고 이는 근육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 운동을 수행하게 된다.  자동차의 엔진은 하나이지만 우리 몸의 엔진은 수많은 세포들로 구성되는 셈이다. 포도당이 산화되어 에너지를 발생시키면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고 이산화탄소는 정맥 피에 녹아들어 가 폐를 통해 외기로 배출되게 된다.


 그런데 우리 몸에는 에어 필터가 있을까? 자동차에 에어 필터가 없다면 엔진의 내구성은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수명을 다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몸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우리 몸에는 호흡기관에 코로부터 시작해서 기도의 무리적 구조, 끊임없이 입 쪽을 향해 움직이는 기관지 내면의 섬유세포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폐포의 대식세포들이 에어필터 역할을 해준다. 이러한 호흡기관의 먼지를 걸러주는 방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우리 폐는 먼지로 가득 차게 돼서 벌써 유명을 달리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의 에어 필터의 사용 주기는 죽을 때까지이다. 물론 병적 상황에 빠져 폐이식을 해야 하는 아주 드문 경우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평생 에어 필터 교환할 필요 없이 우리 몸의 내연기관은 오늘도 달리고 있다.


 시편 139편을 쓴 분은 아마도 현대 해부학과 생리학을 공부한 듯 다음과 같은 묘사를 하고 있다. "주께서 내 장기들을 지으시며 제가 어머니의 태에 있었을 때 저의 몸을 짜 맞추셨습니다. 제가 주님께 찬양하는 것은 저를 지으심이 오묘하고도 놀랍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행하심이 놀라운 것임을 제 영혼이 잘 아나이다." 의과대학에 들어와 해부학과 조직학과 생리학을 공부하고서야 깨달은 것을 수천 년 전에 이 글을 쓴 분은 어떻게 깨달았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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