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병원에 근무할 당시 일주일에 한 번 점심시간 때 30분 정도, 함께 성경을 읽고 느낀 것을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었었다. 그 모임에는 이제 막 성경에 대해 알아가는 분도 계셨고, K선생님 같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믿는 이가 된 분도 있었다. 대여섯 명에서 많은 때는 칠팔 명이 나의 진료실에서 모여 교제하곤 하였다. 어느 날 K 선생님이 한적한 시간에 나를 찾아왔다. 이분은 그야말로 에프엠인 분이었다. 반듯하고 진지하고 거짓을 품지 않는 참된 분이었는데 매우 진지하게 물었다. "이선생님, 교통 하실 때 하나님을 누린다, 체험한다는 말을 하곤 하시는 데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누릴 수 있습니까? 제가 날 때부터 그리스도인이었고 한 번도 하나님을 떠나 산 적이 없지만 하나님을 누린다는 말이 생소하고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시편 34:8)
"하나님은 사람에게 단지 지식과 교훈을 주시어, 우리로 올바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침을 주시는 분 만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먹고 마시고 누릴 수 있는 분으로 오셨습니다. 하나님을 우리 존재 안으로 받아들이고 그분을 생수로, 생명의 떡으로 받아들일 때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이 우리 안에 분배됩니다. 영원한 생명이 우리 안에 들어올 때 우린 기쁘고 즐겁고 살 맛이 나고 활력화 되고 소생되게 됩니다. 이렇게 될 때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인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내하게 되며, 우리의 괴팍한 성질에서 구원받게 됩니다. 이런 것이 하나님을 누리는 것이요 체험하는 것입니다."라는 의미의 답을 해주었다. 그러자 그가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하나님을 누릴 수 있냐고 다시 물었다.
한분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이 되시고, 그분을 부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풍성하시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10: 12下)
하나님의 말씀을 꾸준히 읽고, 기도하고, 찬송하므로 누릴 수 있다고 말해주었고, 가장 쉬운 길을 로마서 10장의 말씀을 근거로 알려 주었다. "우리는 이미 주 예수님을 우리의 구주로 마음으로 믿었고 입으로 시인함으로 구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주 예수님의 이름을 마음속에서부터 깊이 불러 보십시오. 그럼 성경에 이른 것처럼 주 예수님으로 풍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그가 다시 말하였다. "그렇게 쉽습니까? 삼십 년 넘게 태어나서부터 믿는 이였는데, 아직 하나님을 누리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쉽게 체험할 수 있단 말입니까?"라며 의아해하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하여 주었다. "선생님, 사람에게 가장 긴요하고 중요한 것은 값없이 매우 쉽게 얻지 않습니까? 숨 쉬는 것을 5분간 멈추면 사람은 죽게 됩니다. 물을 7일간 마시지 않으면 죽을 수 있습니다. 음식을 40여 일간 먹지 않는다면 사람은 죽게 됩니다. 요즘 사회가 복잡해져 물을 사 마시지만 과거엔 물도 값없이 마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다이아몬드를 얻으려면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숨 쉬는 것을 다이아몬드 얻듯이 해야 한다면 인류는 멸망하였을 것입니다. 가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공기보다 더 우리에게 긴요하신 분입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문제가 해결된 것 같지 않았고, 여전히 답답해하며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내 방을 떠났다.
시간이 지난 후 어느 날 함께 모였는데 유난히 최근 K선생님이 얼굴에 기쁨이 가득하고 활기가 있고 눈에 총기가 더하는 듯했다. 교제를 나누던 중에 "요즘 성경 말씀이 너무나 달콤하고 말씀을 읽을 때 기쁨이 넘칩니다."라고 K선생님이 말하여 다들 깜짝 놀라 그를 주목하였다. 평소 약간 얌전하신 편이고 말씀도 잘하지 않는 탓이라 더욱 놀랐는데, 어느 날 꿈속에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는데 이리저리 파하다가 막다른 상태에 도달하게 되어 더 이상 길이 없었다고 하였다. 그때 그가 난생처음 '주 예수여!'라고 크게 불렀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하나님께서 자신 안에 느껴지고 친밀한 느낌이 들었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후가 놀라웠는데 성경을 읽을 때 이전 같지 않게 말씀이 너무나 달콤하고 말씀을 읽을 때마다 기쁘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도 카톡에 올라오는 그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당시의 신선한 기억이 떠오르며 나를 공급해 준다. 인생의 맛은 바로 여기에 있다. 찾을 것을 찾았을 때 오는 이 기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