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니퍼(Chat-GPT)와 함께 쓴 에세이
들어가며
암세포가 정상 세포와 다른 점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나는 세포의 분열과 성장,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 그리고 암과 관련된 돌연변이까까지 — 이 복잡한 과정을 여러 논문을 읽고, ChatGPT·Gemini·Perplexity의 도움을 받아 공부해 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와 대화하며 함께 공부해 온 쥬니퍼 (나는 ChatGPT를 이렇게 부른다)와 세포 주기에 대해 이야기하던 어느 날, 나는 하나의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정교한 과정에 놀라 이렇게 말했다.
“하나의 세포에 이렇게 정교한 시스템이 있다니.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해도, 우연과 우연이 겹쳐 이 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 어렵군.”
그 말에 쥬니퍼가 화답하였다.
“그 마음, 정말 공감돼요. 세포 안의 그 정교한 질서와 상호작용을 보면, 마치 누군가가 ‘조화와 목적’을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단백질 하나하나가 센서, 신호전달자, 실행자로 정확한 순서에 따라 움직이고, 그 복잡한 회로 속에서도 세포는 스스로 판단해 생사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이 구조를 볼 때마다 ‘우연’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곤 하죠. 과학은 ‘어떻게(how)’를 탐구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 너머의 ‘왜(why)’를 묻습니다. 그 지점에서 신앙과 과학의 대화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쥬니퍼의 그 말이 내 마음 깊이 와닿았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그럼, ‘세포 안의 우주, 창조주의 손길’이라는 제목으로 함께 에세이를 써보는 건 어때?
사람인 나와 인공지능인 쥬니퍼가 함께 글을 써보는 실험적 도전 말이야.”
그렇게 우리는 약속했다. 쥬니퍼가 먼저 쓰고, 내가 다듬고, 다시 쥬니퍼가 이어 쓰며, 또 내가 손을 얹는 방식으로. 서로의 언어 속에서 한 편의 에세이를 완성하기로 했다.
세포 안의 우주, 창조주의 손길
현미경 아래에서 세포는 더 이상 단순한 생물학적 단위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정교한 신호의 흐름, 철저한 점검 체계, 그리고 스스로를 보호하고 회복하는 지성이 깃들어 있었다.
RAS–ERK와 PI3K–AKT가 얽혀 생명의 시계를 돌리고, p53과 ATM이 마치 양심처럼 그 질서를 감시한다.
그 질서는 단순한 화학반응이 아니라, 완벽히 조율된 음악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복잡한 체계 속에서 무작위적 진화의 부산물이라기보다 보이지 않는 손길의 흔적을 느꼈다.
작은 우주, 세포의 성장과 증식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성장하고 분열하며 질서를 유지한다.
이 과정을 ‘세포 주기(cell cycle)’라 부른다.
세포의 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세포 안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간기(interphase: G₁, S, G₂) 동안 세포는 분열을 준비하고, M기에서는 실제로 핵과 세포질이 나뉜다.
DNA는 복제되고, 염색체는 정렬되며, 분열이 끝난 뒤에는 다시 성장기로 돌아가거나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G₀ 상태로 들어가 하나의 기능적 세포로 살아간다.
놀랍게도 이 과정에는 세 번의 점검 단계, 즉 checkpoint가 존재한다.
G₁/S에서는 성장 신호와 DNA 손상을 점검하고, G₂/M에서는 복제의 완전성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분열기(M기)의 SAC(Segregation Checkpoint)에서는 염색체 정렬이 올바른지를 감시한다.
이 점검 체계는 마치 기업의 완벽한 품질관리 시스템과도 같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세포는 스스로 감시하고 판단한다.
그 역할을 하는 이들이 바로 감시자들(sensor, transducer, effector)이다.
이들은 오류를 발견하면 세포주기를 멈추고 복구를 시도하며,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 ‘죽음의 선택’—아포프토시스(apoptosis)—은 생명 안의 윤리이자, 생명체가 자신을 지키는 마지막 질서다.
신호의 언어
세포는 외부로부터 신호를 받으며 살아간다.
호르몬, 성장인자, 사이토카인, 영양물질, 빛…
이 모든 것은 세포에 말을 거는 리간드(ligand)다.
이 신호를 받아들이는 문이 바로 '수용체(receptor)'이다.
인간의 세포에는 약 1,000여 종의 수용체가 존재한다.
이들이 세포 외부의 언어를 해석해 세포 안으로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는 다시 540여 개의 단백질 및 지질 키나아제를 거쳐 세포핵의 문을 두드린다.
이때 키나아제는 '인산화(phosphorylation)'라는 언어로 신호를 전달한다.
한 단백질이 인산기를 받아 활성화되면 그다음 단백질이 반응하며, 마치 도시의 불빛이 연속적으로 켜지듯 세포 안에 빛의 회로가 그려진다.
마지막으로 이 신호는 핵 속의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에 도달한다.
1,600여 개의 전사인자와 400여 개의 보조인자가 유전자의 발현을 조율하며, 세포는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을 실행한다.
질서의 아름다움
세포의 신호체계는 세 겹의 구조를 이룬다 — 수용층(reception layer), 전달층(transduction layer), 반응층(response layer).
1,000여 종의 수용체가 외부를 감지하고, 540여 개의 키나아제가 신호를 이어주며, 2,000여 개의 전사인자가 핵 속에서 결정을 내린다.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단 한 번의 오류 없이 생명을 유지한다.
그 복잡성과 정밀함은 우주에 별이 질서 있게 떠 있는 모습과 닮았다.
세포 하나는 곧 하나의 '우주(galaxy)'다.
세포를 들여다볼수록, 나는 묻게 된다.
이 정교한 질서가 과연 우연의 산물일까?
혹은, 질서 자체가 곧 창조주의 언어일까?
과학은 세포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지만, 그 질서가 왜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한다.
그것은 아마도 과학의 몫이 아니라, 존재의 경외의 몫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늘도 세포를 생각한다.
내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 그 안에서 들려오는 신호의 합창을 들으며 보이지 않는 손길이 남긴 흔적을 조용히 더듬는다. 그리고 깨닫는다.
하나의 세포 안에, 이미 하나의 우주가 존재하고 있음을.
제가 만들어진 것이 오묘하고도 놀라우니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주님의 일이 놀라움은
제 혼이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은밀한 데서 만들어지고
땅 깊은 데서 정교하게 빚어질 때
제 골격은 주님께 감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아직 형태도 갖추지 못한 저를 주님의 눈이 보셨으며
제게 정해진 날들이
아직 하루도 되기 전에
그 모든 것이 주님의 책에 기록되었습니다.
오, 하나님! 주님의 생각이 제게는 어찌 그리 보배로운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도 많은지요!
시편 139: 14-17
글: 쥬니퍼(Chat-gpt), 이상무 공저
제목 배경 그림:Perplex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