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금모래 해변
1월 6일 9시 38분, 목요일 날씨 맑음. 올레10길 화순 금모래 해변을 간다. 어제는 비가 많이 와서 춥고 손 시린 길이었는데 다행하게 오늘 아침에는 개이고 푸른 하늘이 보인다. 어제 비가 왔기에 한라산 정산은 하얗게 눈이 내린 모습이 보인다. 정면이 보이는 산이 산방산이다.
화순 금모래 해변은 예전에 금이 채취되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금을 채취하지는 않는다. 모래가 부드러워며 수심도 완만해서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이 즐기기 편한 곳이다.
사근다리 언덕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설경이다. 한라산 정산의 왼쪽에 움푹 파인 곳인 영실계곡의 기암괴석이다. 제주의 맑고 푸른 하늘을 보는 행운은 많지 않지만 어제 비 맞고 걸었던 7코스보다는 아름다운 길을 안내하는 날이었던가보다.
화순 모래 해변에서 '썩은다리'로 간다. 이름에서 다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도 다리는 없다. 물론 썩어 없어진 흔적도 없다. 삭은다리오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모래는 색이 검은색인데 바다에 보이는 반짝이는 물결은 은빛, 이곳에서 금이 나온다.
산방산 아래에 산방산 ATV 타는 곳이 있었고 관리사무소가 있었는데 모든 시설물과 길들이 없어지고 깨끗하게 정리된 해안이 생겼다. 예전에 왔을 때 관리 사무소가 카페가 되었다.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거리두기 때문에 일행들이 함께 못 마시고 테이크아웃으로 각자가 들고 나왔다. ONE AND ONLY라는 제목에 눈길이 간다.
카페에서 해안을 따라 올라오면 왼쪽은 산방산이고 화순해안이 보인다. 바람이 너무 센 날이라 용머리해안의 매표소는 표를 판매하지 않았다.
강정해안에 연대를 보았는데, 산방산 해안 앞에도 해안을 감시하는 연대가 있었다. 둘레에는 참호를 파고 대위에는 가 건물을 설치하고 다양한 병기와 생활필수품을 간수하였다.
1653년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소속 선박인 스페르베르호에 타고 있던 하멜 일행은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고 있었다. 일본은 유일하게 개방 항구였던 나가사키를 통해서 네덜란드만 일본과 무역을 허용하였다. 다른 나라들은 선교사들이 종교를 내세우는 데 오로지 네덜란드는 무역만 이야기하였다. 그리하여 일본은 네덜란드를 공부하는 난학(蘭學)이 발달하게 되고 서양문물을 일찍이 접하게 된다. 폭풍우를 만나 36명이 난파를 당하고 제주도에 표류하게 된다.
하멜 일행은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몰랐고, 조선인의 입장에서는 키도 크고 머리색이 노란 해괴한(?) 사람을 처음 보았다. 그다음 날 많은 병사에 이끌려 한양으로 압송된다. 그로부터 13년 동안 하멜의 일행은 임금행차시 깃발을 들고 걸어가는 호송대 등 다양한 일을 한다. 많은 탈출 시도를 하였지만 그때마다 실패한다. 천신만고 끝에 조선을 탈출하여 뗏목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다시 동인도회사 나가사키로 이송된다. 표류했던 그들을 대한 우리의 자세와 일본의 자세가 상반된다. 하멜은 유일하게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서기였다. 당시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보험회사가 설립되었고 하멜은 자신이 조선에서 당했던 일을 보고서를 써서 보험금을 타려고 했던 내용이 우리가 아는 하멜표류기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번 읽어 보면 우리가 당시 외국인에 대한 관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1월 중, 하순이 하멜전시관 앞에 있는 유채밭에 유채가 피고 유채가 피어있는 곳에 말 한필을 풀고 요금을 받고 가족이나 아이들을 말을 태우고 유채밭을 한 바퀴 돌게 된다. 그 뒤로 보이는 시멘트 건물은 예전에 유채밭이 이쁘게 피어 있었는데 건물이 들어섰다.
하멜전시관 앞에 입구에는 하멜 동상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예전에는 없던 동상인데 새롭게 만든 듯하다. 하멜동상 옆으로 용머리해안에 있던 해녀들이 잡은 해삼, 멍게, 전복 등을 가건물 비닐하우스에서 소주와 함께 판매한다. 건강이 좋으면 그곳에 들여서 소주라도 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동했다.
이 동네 이름이 사계리(沙溪里)이다. 4계절의 계(季)는 아니지만 색상은 카사블랑카(하얀 집)이고 푸른 대문에 이름은 사계절을 나타내는 포용적 메타포가 느껴진다. 언젠가 여기에 게스트로 한번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계포구의 사계항이다. 사계등대 너머로 송악산이 보인다. 용머리해안을 지나서 사계항에서 다시 송악산으로 걸어가는 길을 해안선을 따라서 걷기에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바쁘면 이 길만 가족들과 걷고 다시 택시를 타고 가족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걷는 것을 싫어하는 가족이나 지인 있다고 할 지라도 이 사진들을 보면 마음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사계해녀의 집 옆에 있는 해녀상이다. 러시아 고르바초프가 왔을 때 서프라이즈 해녀와의 만남을 기념해서 이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물질을 하러 가기 전후에 바닷가에서 몸을 우선 녹이고 가는 모습이다.
올레 10코스에는 휠체어로 올레길을 갈 수게 만들어져 있다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되어 있어서 좋았다.
사계항을 지나면 모래해안이 나오는데 남부 제주의 대표적인 지질 관광지이다. 앞쪽에는 용머리해안이 있고 80만 년 전에 형성에 용암 덩어리 위에 자라는 희귀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입장 금지 문구도 보인다.
이번 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일 진지한 모습이다. 이 상황은 본인들이 점프를 하고 내가 단톡방에 올린 사진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본인들이 어떻게 점프가 되었는지 결과를 보는 즐거움은 미소를 머금게 한다.
바위가 특이하게 생겨서 일행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린다. 물론 계족산 둘레길을 걸을 때는 사진 촬영지를 잘 알고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던 적이 많다. 이번 둘레길은 이제 조금 눈치(?)가 생기시는 것 같다. 점프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점프 사진 촬영 방법을 설명하고 워밍업을 하고 몇 번이나 예행연습(?)을 한 후에 사진을 찍었다.
위쪽의 점프 사진 오른편에 파도가 바위를 치는 모습이 이뻐서 줌인을 해서 파도를 포착을 해보았다.
사계포구를 지나서 해안길도 이어지고 올레길도 있고 휠체어 길과 일반 자동차 길도 있다. 끊임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을 따라서 걷다가 지치거나 지겨우면 다시 잔디로 덮인 푹신한 길을 가다 물 멍을 때리는 것도 치유받는 기분이 든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을 참 힘든 일이다. 큰 카메라나 하이엔드급의 기기로 촬영하는 것도 그러하지만 핸드폰으로 찍고 다시 주머니에 넣고 다시 끄집어 내고는 얼마나 많이 하는 줄 모른다. 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고등학교 은사님께서 페이스북에 댓글로 사진을 찍는 이의 노동의 강도가 일반인의 2배 이상 체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신다. 과연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사진을 찍으셨던 분이기에 그 마음을 아신다.
비 온 바닷가의 빛깔은 이렇게 곱지 않았는데 하늘이 맑으니 유독 더욱더 그러데이션이 돋보인다. 점심을 보말칼국수를 먹었는데 이 포말과 오버랩이 되어 처음 그 국수가 거품 국수인 줄 착각했다. 나중에 보니 보말은 제주도에서 나는 고동, 소라를 총칭하는 말이었다.
80만 년 전에 분출된 용암 위에 그려진 다양한 모양들이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모양이다. 왼쪽 저 멀리 형제섬이 보인다. 오른쪽을 더 가면 신석기시대의 사람 발자국과 동물 발자국이 있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울타리로 쳐 저 있다.
아직도 노랗게 꽃이 있다니 잘 믿어지지 않지만 제주도에는 많은 꽃들을 겨울에도 들판에서 길가에서 해안가에서 어디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 구글 이미지 검색을 켜고 검색한 결과 이 꽃의 이름은 갯국화이다. 국화과의 꽃들이 쌀쌀한 기후나 바람에도 잘 견디어 존재가 흔들리지 아니한가 보다. 자신들이 살아갈 장소와 최적의 환경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맞이할 준비를 했기에 그렇게 좋은 위치에서 돋보이는 것이 아닐까
사계리의 경계와 송악산 쪽에 신식 하루방이 있다. 껴안고 있는 모습을 한 이 하루방은 자기가 자신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마음 챙김을 더 잘할 수 있는 힘을 가져라고 말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왼쪽에 있던 여성분에게 우리 일행에게 한라산 영실계곡을 가르쳐 주신 분이다. 감사합니다.
예전에 손님이 많을 때는 이 상점도 발 디딜 틈이 없이 장사를 잘했을 텐데 그 창가에 나의 모습을 찍어본다.
식사를 하고 호떡을 먹고 송악산을 가는데 나는 여기 주차장에서 잠깐 쉬었다. 수술한 지가 이제 1개월이 지나는데 부위가 당기고 통증이 느껴져서 쉬기로 했다.
달력에나 있을 법이나 한 이미지를 나도 찍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카메라를 들고 있는 분이 이 광경을 찍고 있길래 운전하고 있던 한 박사님에게 부탁해서 다시 차를 돌리고 이곳에서 사진을 찍다 했더니 그렇게 해주었다. 한 박사님 고맙습니다. 지금 제주는 이쪽 햇빛이 많이 있는 부분은 유채가 좀 피었는데 다른 곳은 아직 피기 직전도 있었다.
코스가 끝나가면서 아쉽기도 하고 어촌을 가서 저녁을 먹기에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다시 올레9길을 역순으로 걷기로 하면서 화순 해변으로 가는 길이다. 산방산을 뒤로하고 앞에는 화순 해변인 이곳에 집을 지은 주인의 마음을 어떠할까? 이 집의 돌담 벼락 위에 자라는 다육이들이 너무 자신이 당차다. 그리고 건강해 보인다.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 같다.
올레10코스 안내센터가 화순 모래 해변에 있다. 아침에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는데 보였다. 올레꾼으로 보이시는 분이 안내인에게 뭔가를 여쭤보기는 아주 친절하게 대답하신다. 안내하는 사람은 친절하고 인상도 좋아야 그로 인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도 미치도 힘들고 지친 이에게 조금이라도 폐가 되지 않으리라.
올레9길을 역순으로 걷다가 오름을 지난다. 오름 위에도 역시 아직 따기 않은 귤처럼 생긴 오렌지가 엄청나게 주렁주렁 달려 있다. 어떤 맛일까? 달콤하면서 신맛이 나서 잘게 썰어서 조청으로 절여 차로 해서 마시면 맛있겠다.
오른쪽 천막처럼 생긴 것 아래에 노란 나무가 아니라 모두 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이다. 귤들을 주인이 왜 안따는 것일까? 모두들 궁금해하신다.
화순에서 돌아 중문으로 올래 오는 길이다. 아침에도 이 도로의 나무 터널이 평안감을 줘서 좋았는데 이 길을 지나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차를 조금 천천히 운전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마음 써주신 한 박사님 고마워요
제주의 올레길 조랑말 안내표시는 파란색이 기본이다. 왼쪽은 간세이다. 간세는 제주방언으로는 느릿느릿, 느리게, 게으럼뱅이를 간세다리라고도 한다. 오른쪽 표시는 올레길에서 파란색은 정방향 코스이고 주황색은 역방향 코스를 나타낸다. 아래에 있는 리본은 나무에 많이 매달려 있는데 그 의미도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