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이

by 서윤시


보고 싶다는 말보다 읽고 싶다는 말이 더 좋아

보고 싶다는 건 너무 부담스럽잖아



영화가 아니라 책을 닮은 사랑을

너랑은 그런 사랑을 하고 싶었어

한 시간 반짜리 애정이 아니라


덮어뒀다가 다시 열어보는

밑줄 긋고 피식 웃고

따라 쓸까 고민하다

소리 내서 말해보는


안녕



읽는 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이런 인사뿐이지만


당돌한 사랑해 보다는

수줍은 안녕이 좋잖아



사랑에 대한 너의 번역이

안녕이라는 걸

우린 아니까


읽고 싶다고 말해줘

나를 읽어내는 너의 눈동자를

나도 읽어낼게


덮어두고 다시

덮어두고

다시

그렇게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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