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바댄스를 시작했다. 가끔 통화하는 친구가 운동을 해야 한다며 귀가 아프게 잔소리를 한다. 춤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이란다. 유튜브 검색창에 줌바댄스를 찾아보았고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 동작에 자신감을 얻어 문화센터 온라인 접수를 했다.
수업의 첫날 나는 댄스화를 챙기고 편안한 복장으로 집을 나섰다. 설레는 마음 때문일까 날씨도 좋은 것 같았고 바람이 불어도 그저 괜찮았다. 문화센터에 도착해 ‘행복한 방’을 찾아 문을 열었지만 잠시 그 자리에서 고민해야만 했다. 들어가야 할까? 아니면 다시 신발을 신고 집으로 가야 할까?라고
방안에는 빨간불 노란불 파란불의 조명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사람들의 얼굴뿐 아니라 자리조차 찾기가 쉽지 않았다. 무작정 맨 뒤 끝자리를 찾아 신발을 갈아 신고 사람들과 간단한 눈인사를 했다. 바로 시작인 건가 빠른 곡의 노래가 나오니 익숙한 듯 선생님과 함께 뛰기 시작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시 어색하게 서 있다가 에라 모르겠다 앞사람만 보고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흉내를 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숨이 차 올랐다. 그동안 얼마나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 이럴까 겨우 한 곡의 노래가 끝났을 뿐인데 말이다.
오래전 건강하게 살을 빼고 싶어 걷기를 시작했었다. 처음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산책로를 걸었는데 시간이 지나 꾀 나기 시작했다.‘하루쯤 빠진다고 큰일 나겠어’라며 걷기를 게을리했다. 또 어느 날은 비가 온다며 현관을 나서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전봇대에 붙여놓은 방송 댄스 전단을 보았었다.
방송댄스와 필라테스, 덤벨, 요가 스트레칭을 요일별로 수업을 할 수 있는 학원이다. 홀린 듯 이유 없이 끌렸다. 그저 음악이 있어서 좋았던 건지 고민도 없이 바로 등록을 했고 그날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선생님과 사람들이 스트레칭을 시작했고 곧이어 빠른 음악에 맞춰 익숙한 듯 함께 댄스를 하기 시작했다. 앞만 보며 선생님을 따라 했지만 거울에 보이는 내 모습은 팔다리만 흐느적거리는 율동에 가까웠다. 그런 나에게 선생님은 잘한다 응원을 해주셨다.
운동을 그만둔 지 12년이 지났다. 그러다 친구의 권유로 줌바댄스를 알게 되었고 댄스를 배웠던 적도 있으니 웬만하면 따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수업 시간 내내 뜻대로 되지 않는 몸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수강 신청을 했다는 걸 후회했었다. 열정만 있었지 몸이 따라주지 않아 짜증도 났다. 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뿐이었나 보다. 선생님은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부드럽고 가벼운 몸짓으로 웨이브를 하시는데 나의 목과 허리는 남의 몸뚱이가 된 듯 그저 입에서‘아야’ 소리만 나왔다. 첫날의 수업은 그렇게 곡소리만 내면서 끝이 났다.
열심히 운동했던 시절 나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느꼈었다.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한결 편안해졌으며, 생활의 활력이 생기고, 포기보다는 도전을 하려 했었고 무엇보다 딸들에게는 너그러운 엄마가 되어있었다. 내가 행복하니 모든 게 편안하고 감사했다. 나에게 댄스는 단순히 운동만은 아니었다. 보이는 겉모습, 보이지 않는 마음속까지 건강하게 치료해 주었었다. 댄스화를 다시 꺼내신고 줌바댄스를 시작하면서 기대해 본다. 예전처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