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중인 엄마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어제도 설사를 하고 세 시간 동안 식은땀을 흘리고 오한에 시달렸다고 한다.
갈수록 숨쉬기도 힘들어하시고 기력이 점점 더 쇠하는 거 같다.
병원에 입원하고 처음 있는 일이어서 간호사가 놀라서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지금도 종합병원 입원실에 병문안을 가려면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와야 가능하다.
병원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은 다시 검사받고 음성이 나와야 들어갈 수 있어서 아빠도 다시 검사를 받아야 엄마 면회가 가능하다. 예전에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던 어느 날에 엄마 간병인 보험을 가입해 놔서 병원에 입원하시면 간병인 보험사에 연락해서 간병인을 모신다.
간병인은 병원에 상주하면서 엄마를 돌보신다. 계속 환자 옆에서 먹고 자면서 생활해야 하니 참 쉽지 않은 일이다. 24시간을 환자 옆에서 지낸다.
서서히 모든 기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눈으로 보이는 손과 손가락, 발, 다리가 먼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더니, 연하작용이 되지 않고 눈 뜨는 것도 어려워하신다.
모든 신체들이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딱히 좋은 치료방법도 없고 최대한 악화 속도를 늦추는 약만 있는 거 같다.
목 넘김이 어려우니 배로 호스를 연결해서 뉴케어라는 식품으로 영양분을 섭취한다. 배변이 원활하지 않아서 변비약도 드시고 원래 당뇨도 있었던 터라 당뇨병약도 드신다. 치매약과 파킨슨증후군약도 드신다.
병증은 서서히 악화되고 있고 신체는 빠르게 힘을 잃어가고 있으니, 엄마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할지 짐작할 수 없으나 슬프고 우울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루종일 병원 천정을 향해 누워 있는 엄마는 잠을 자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아빠가 엄마를 백설공주라고 부른다. 독사과를 먹고 마법에 걸려서 계속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백설공주처럼 잔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디 마음은 주와 함께 평온하기를 기도한다. 지금도 문을 열고 내 이름을 부르며 들어올 것만 같은데 엄마는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계실 것이다. 꿈속에서라도 밝게 웃으며 내 이름을 부르며 들어오는 엄마를 만날 수 있으려나? 우리 집에 올 때면 늘 반찬이며 생필품이며 한 짐을 싸 들고 오셔서 그냥 오시라며 수없이 타박했지만, 엄마는 듣는 둥 마는 둥 내 말은 신경 쓰지 않고 늘 본인 뜻대로 하셨다.
이제 엄마가 바리바리 싸 오셨던 치약도 몇 개 남지 않았고 편하게 신으라며 사다 주신 푹신한 신발 한 켤레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우리 집에서 엄마의 흔적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을 문득문득 느낄 때마다 나를 낳고 키우시면서 엄마가 느끼고 생각했을 것들이 떠오른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 엄마도 이맘때의 나를 키우면서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얼마나 애지중지 예뻐하며 키웠을까라는 생각이 들면 또다시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우리 딸이 첫 손녀라서 얼마나 예뻐하고 소중히 여겼는지 말로 다 표현하기도 어렵다. 우리 셋이 있으면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며 방긋방긋 웃던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늘 가장 좋은 것을 준비하여 자녀들을 키우려고 했던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지금도 느껴진다. 늘 애쓰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메어진다. 잘 때나 깨어있을 때나 늘 자녀들의 안위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한 그 삶이 바람 앞 등불처럼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애간장이 다 녹는다.
주여, 오늘도 주께서 함께 하시어 육체의 고통을 이겨낼 힘을 주시고 그 마음을 위로하시옵소서. 몸과 마음에 하늘의 평화를 내려주시옵소서. 아멘
#마음일기 #엄마 #파킨슨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