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일기

20230802 마음일기

뜻밖의 피서 뜻밖의 고민

by 새나

오늘은 건강검진을 했다.

나의 젤네일 덕분에 위내시경을 못 했다.

젤네일을 제거하지 않으면 위내시경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어제 검진센터 톡을 보고 알았다. ㅜㅜ

이럴 수가!!

급하게라도 젤네일 제거를 고민했으나 이번 제네일 색이 워낙 마음에 들어서 위내시경을 포기했다.


젤네일


다양한 색깔의 반짝이들이 손톱을 볼 때마다 웃어주는 젤네일을 보내기엔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작년에도 위 내시경을 했는데 내 위는 건강했다. 그래서 한 해 정도 거른다고 문제가 있을 거 같지 않다고 판단하며 위내시경을 취소했다. 그 대신 다른 검사로 변경했다. 변경하며 스스로 한없이 위로하며 정당화시켰다.

“괜찮아. 덕분에 **건강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될 테니까.”


위내시경을 안 했더니 건강검진이 평소보다 빨리 끝난 거 같긴 한데 그것도 확신할 수는 없다. 휴가철에 검진받는 사람들이 많은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초음파와 CT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검진센터 근처에 교보문고가 있어서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구경하고 평소에도 좋아하는 아이들 책도 구경했다. 아이들 책은 읽을 때마다 만족스럽다. 작가의 상상력에 탄복하고 아이들에게 재미와 위로를 안겨주는 작가에게 감사가 절로 나온다.


청진옥 해장국

책 구경을 마치고 교보문고 근처에 있는 해장국 식당에 들러서 한 그릇 뚝딱하고 경복궁역에서 3호선을 탔다. 해는 뜨겁지만 그늘에 가면 시원한 날이라서 다행이다. 타오르는 공기를 느끼며 냉큼 시원한 지하철에 올라탔다. 뜻밖의 피서가 이리 좋을 수가 없다. 마침 자리도 있어서 앉아서 이동 중이다.


사실 이미 집에 가는 지하철역을 지나쳤는데 내리지 않았다. 정말 시원해서 나가야겠다는 용기가 나질 않는다. 지하철역을 나가면 다시 숨 막히는 공기를 마주해야 하니 더위에 취약한 나에게 그보다 무서운 일이 없다.


사실 아빠가 수술을 받으셔서 아침부터 마음을 조금 졸였더니 피곤하기도 하고 수술실을 나와서 병실로 가셨다니까 긴장이 풀리긴 하는데 지하철을 타고 여행하는 마음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지하철 3호선은 지하로 달리다가 지상으로 달리기를 번갈아 가면서 한다. 시원한 지하철을 타고 파란 하늘을 보는 이 순간이 진정한 피서이다. 어디까지 갔다가 반대 방향 지하철로 갈아탈지 심오한 고민에 빠져있다.


직장인에게 대낮 지하철 피서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꿀맛이다. 아빠 수술도 잘 되었고 건강검진 결과 새로운 문제도 없으니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역시 마음을 글로 풀어내면 왠지 모를 답답함이 사라진다. 이래서 내가 매일 마음일기를 쓴다. 대낮에 지하철을 타고 마음일기를 쓰는 이 순간이 진정한 행복이다.


#마음일기 #건강검진 #행복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30801 마음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