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하임체스터 투병기]
난생처음으로 연차를 쓰고 가까운 건국대학교병원을 찾아가게 되었다 나의 경우 1차 병원인 동내 내과에서 바로 3차 병원으로 진료 의뢰를 하게 된 케이스였다
이렇게 큰 규모의 병원을 가본 게 처음이라 낯선 부분이 있었다 그중 한 가지는 내가 원할 때 의사 선생님을 뵐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증상에 적합한 진료과 선택하고, ⓑ해당 진료과의 남은 일정 중 특정 시간을 잡아서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선택된 과는 혈액 종양 내과였는데 혈액과 관련된 이상 소견을 봐주는 과라고 했다 우선 의사 선생님을 만나서 1차 병원 소견서를 전달드리며 진료를 받은 이후 검사나 치료가 진행되는 흐름으로 보였다
다음 절차로 건대병원에서 새로이 채혈을 통해 정밀 검사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1차 병원 소견과 마찬가지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수치가 매우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단순히 채혈 결과만 가지고는 원인 파악이 어려운 관계로 곧바로 추가 CT와 엑스레이까지 촬영하였으나 장기 쪽에는 뚜렸한 이상이 없어 1차 원인 파악에는 실패했다
그리하여 다음 순서는 골수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엉덩이 위쪽 골반에 크고 긴 주사 바늘을 꼽아 골수를 뽑아내는 검사인데 생각보다 아프고 힘든 검사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보통 1박 2일로 진행되는 검사인데, 길면 3~4일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1박 2일 입원하여 골수 검사를 진행했는데, 사실 골수 뽑는 과정 자체는 크게 아프진 않았으나 뽑은 후 모래주머니를 추출 부위에 대고 4시간 기다리는 것이 매우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골수 검사 결과로 나의 병은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또는 골수부전이라고 불리는 진단을 듣게 되었다
이 병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해 나쁜 세포 뿐만 아니라 멀쩡한 혈액 세포(적혈구, 백혈구, 혈소판)까지 나쁜 세포로 인식하고 잡아 먹어서 그 수치가 많이 떨어졌던 것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또한 해당 증상이 루푸스(LUPUS)일 가능성이 있다며, 류마티스 내과와 협진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어 나는 두 가지 진료과에서 증상을 치료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본격적인 병과의 투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에드하임체스터 투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