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실수를 딛고 일어서기

직장에서의 신뢰 회복 전략

by 루케테

저연차 시절의 실수는 생각보다 오래간다. 일을 거부했던 순간들, 부당하다고 느껴서 성급하게 항의했던 기억들, 선배에게 맞섰던 그 순간들이 지금까지도 따라다닌다. 당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정말로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의 행동들이 단순한 미숙함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낙인은 고연차가 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더 답답한 것은 고연차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툰 부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저연차들에게 일을 시키는 것도 어색하고, 젊었을 때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들에서는 요령이 없다. 나이와 직급은 올라갔지만 실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실수까지 발목을 잡는다면 정말 막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껴진다면, 그만큼 집중적이고 강력한 변화를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천천히 서서히 바뀌는 모습보다는, 확실하고 인상적인 변화를 통해 과거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직에서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일을 자진해서 맡는 것이다. 골치 아픈 프로젝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성과는 인정받기 어렵지만 꼭 필요한 뒷정리 업무들 말이다. 과거에 일을 거부했던 사람이 이제는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큼 강력한 메시지는 없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맡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다.


고연차임에도 경험이 부족한 분야가 있다면, 이것을 숨기려 하지 말고 오히려 겸손한 학습 자세를 보여주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다른 고연차들은 모든 것을 안다는 듯이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솔직하게 "이 부분은 제가 경험이 부족해서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더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배우고, 관련 자료를 공부하며, 빠른 시일 내에 실력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저연차들과의 관계는 특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과거의 자신처럼 반항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그들에게 권위로 접근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대신 개별적으로 시간을 내어 "내가 일을 시킬 때 어떤 점이 불분명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은 과거의 소통 부족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때로는 자신의 과거 실수담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가 너희 나이 때는 정말 철이 없었다. 일도 거부하고, 선배들한테 대들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부끄럽다. 하지만 그때 실수 덕분에 많은 걸 배웠다. 너희들은 나처럼 돌아가지 말고 현명하게 해라"라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솔직함 앞에서는 세대와 직급을 초월한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과거에 자신에게 항의당했던 선배나 상급자들과의 관계 회복도 중요하다. 이들을 다시 신뢰할 수 있는 동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그들이 어려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 관련 자료를 미리 준비해서 제공하거나, 중요한 미팅 전에 예상 질문들과 대답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해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실행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맡은 모든 일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완성해야 한다. 처음 해보는 분야의 일이라면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고, 여러 번 검토를 거쳐서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위기 상황은 자신을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클라이언트의 급한 요청이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당황하고 있다면 침착하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직접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만약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즉시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순간에 보여주는 책임감과 문제해결 능력은 평상시보다 훨씬 큰 임팩트를 가진다.


변화의 가시성도 중요하지만 노골적으로 자랑해서는 안 된다. 자연스럽게 성과가 알려지도록 해야 한다. 팀 회의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보고하거나, 해결한 문제가 다른 부서에도 도움이 되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자신이 새로 배운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제가 이번에 새로 알게 된 건데,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요"라며 겸손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주변 동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특히 과거에 관계가 어색했던 사람들에게는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작은 배려들이 쌓이면 관계는 조금씩 달라진다.


이 모든 변화가 진정성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계산적이거나 억지스럽게 보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정말로 과거를 반성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행동해야 한다. 사람들은 가식적인 변화와 진정한 변화를 구별할 수 있다.


변화 과정에서는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뢰할 만한 동료에게 "요즘 제 모습이 어떤지, 더 개선해야 할 점이 있는지" 솔직한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다. 저연차들에게도 "제가 일을 시킬 때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의견을 구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 자체가 변화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준다.


물론 이 모든 노력이 당장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반드시 변화는 온다. 과거의 실수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지만, 그 실수를 통해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다. 그리고 그런 성장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신뢰 회복의 바탕이 된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변화를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과거의 실수보다 현재의 성장이 더 크게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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