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빗댄 대한민국 시대별 모습
: 청년에 대한 사죄
대한민국은 급격한 확장기를 지나고, 장기간 정체기를 거쳐, 이제는 수축기에 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게임으로 비유해 보자.
대한민국 초창기에는 부루마블이라는 게임과 연관이 있다. 세계 곳곳을 돌면서 발길 닿는 곳마다 땅을 사고, 건물을 세우면서 확장해 나가듯이 눈길이 닿는 곳마다 많은 투자를 바탕으로 근면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갔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급격하게 성장 및 확장했고, 우리나라를 접한 많은 세계인들로부터 엄청난 부를 끌어당겼다.
대한민국 정체기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제로섬 게임과 같다. 게임마다 정해져 있는 자원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자원을 뺏기 위해 성장하고 확장하고 업그레이드한다. 뺏지 않으면 뺏기는 세상이 대한민국 정체기이다. 하지만, 공존은 가능하다. 땅과 자원을 정확히 나누고, 서로가 동등하게 성장해나가게 되면, 무승부라는 경기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대한민국 수축기는 의자 뺏기 게임, 깃발 쟁탈게임과 같다. 게임마다 의자는 참가자보다 꼭 1개씩 적다. 사람들은 노래 부르면서 둥글게 둥글게 돌 때는 즐거워 보인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때가 되었다. 휘슬이 울린다. 의자로 돌진한다. 어리바리하게 있거나, 마지막에 펼쳐진 몸싸움에서 낙오된 한 사람이 탈락한다. 이와 비슷한 깃발 쟁탈게임도 이와 비슷하다. 수축기에 비유되는 게임은 제로섬 게임과 달리 반드시 탈락자가 생긴다. 참가자들이 모두 아무리 덩치가 우락부락하고 능력이 출중하여도 의자에 앉지 못하거나, 깃발을 잡지 못한 참가자는 반드시 생긴다.
대한민국의 특이점은 지금 이 순간에 확장기에 살았던 세대와 정체기에 살았던 세대, 수축기에 살고 있는 세대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세대 간 갈등도 심하다. 이는 각 세대들이 공유하고 있는 하나의 공통점 때문에 더 격화되기도 한다. 모든 세대가 다 힘들다는 공통점 말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압도적인 노인빈곤율, 노후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중장년 세대들, 취업이 안되어서 미래를 꿈꾸는 건 사치고,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 청년세대들... 모두가 힘들다. 그래서, 이 상황을 개선하는 게 쉽지 않다. 이대로 확장기, 정체기, 수축기를 거쳐 다음 시기로 넘어간다.
수축기가 끝이 아니다. 세상은 수축기를 지나 멸망기에 들어간다. 멸망기는 짝짓기 게임과 같다. 여러 사람이 춤을 추고 있다. 이전에 미리 짜 놓았던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최종 결과는 휘슬이 불려봐야 안다. 합을 맞춘 사람이 배신할지 안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휘슬이 울린다. 심판이 숫자를 부른다.
'넷!'
속속들이 네 명이 모여서 하나의 그룹을 만든다. 그룹을 만든 사람은 다음 게임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네 명이 안 되어 그룹을 만들지 못한 사람들은 대거 탈락한다. 게임은 계속된다. 최종적으로 남은 한 그룹이 남을 때까지 계속된다. 의자 뺏기 게임에서는 1명씩 탈락되었지만, 짝짓기 게임에서는 대거 탈락한다. 그리고, 각종 배신과 음해, 편 가르기가 판을 친다.
나는 청년 세대들이 젊음을 무기로 과감한 도전을 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그런 불만이 청년 세대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나왔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도 힘든 세상이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나온 생각이란 것을 안다. 제로섬게임을 넘어서 의자 뺏기 게임이 이뤄지는 세상에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소위 충, 조, 평, 판이라고 하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으로 접근하지 않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한다. 그들은 도전하고, 성공하지 못하여도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아야 함을 알았다.
4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로서, 청년들에게 이런 세상을 살게 하여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죄한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활로를 뚫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