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한글날이라고 아침 뉴스에 한국어 강사 이야기가 나오던데... 한국어 강사들이 시간당 4만 원만 받고 일한다는데 맞아요?
“4만 원요? 그분은 많이 받으시네요. 저는 그 보다 더 적게 받고 있어요.”
한국어 강사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는 갈수록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대학교 부설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수업하는 한국어 강사들은 대부분 석사 졸업 예정자이거나 석사 학위자이다. 우리 기관 강사 중에 3분의 1 정도는 박사 과정 중에 있거나 박사 수료 이상이다.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한 석사든 박사든 시간당 3만 원대 강사료를 받고 일하는 게 한국어 강사의 현실이다.
우리는 10주, 3개월에 한 번씩 고용 계약서를 쓴다.
3개월 후에 수업을 주지 않아도 말없이 짐을 싸야 한다는 말이다.
4대 보험은 무슨. 10주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어차피 기대도 안 한다. 4대 보험이 되는 기관은 거의 없으며 대우 잘해주는 기관에서는 겨우 고용 보험만 지원해 주고 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유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강사들의 수업 일수도 줄어들고 있다. 평균적으로 강사가 한 기관에서 일주일에 10 ~15시간을 시간당 강사료 3만 원대를 받고 일하고 있다. 코로나 시국 이전에는 부지런한 선생님들은 2, 3개 기관에서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자리도 없을뿐더러 한 개 기관의 강의에 최선을 다해야 3개월 뒤의 수업을 기대할 수 있다.
수업한 그 시간만 계산되어 강사료로 받는데 그 외 근무한 것에 대한 연장 근무 수당은 없다.
수업이 끝나고 시작되는 15명 정도 되는 학생의 쓰기 숙제, 고쳐주기 교정은 거의 3시간이 소요된다. 중간, 기말 시험 때 시험 출제에 참여하게 되면 오후 5시 반에 정규 수업을 마친 이후에 시작되는 연장 근무가 밤 11시를 넘길 때도 있다. 저녁 식사는 자비 부담이고 선임이 밥이라도 먹고 오라는 말을 해 주면 감사다.
수시로 공지되는 회의에 기꺼이 참석해서 성의를 보여야 하며 수업 준비는 강사마다 개인적 차가 크지만 보통 한 수업에 6~8시간이 걸린다.
수업 끝나고 선생님들끼리 식사하고 모이는 거 하지 마세요. 그냥 수업 준비 잘해주시고 수업만 잘해주시면 됩니다.
예전에 어느 한국어 교육기관에 면접 합격 후 코디네이터 선생님(강사 총괄 관리)께 들은 이야기다. 강사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어 교육기관이 강사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어 강사들 대부분은 강사료에 대한 욕심이나 기대는 이미 저만치 내려놓은 분들이 많다. 그저 외국인 학습자를 만나 내가 배운 한국어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자부심을 가진다.
하지만 한국어 강사도 생계를 유지해야 되는 사람이다. 어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같이 공부했던 선생님한테 연락이 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주당 8시간만 수업했던 그 일마저 재임용이 안되어서 이제 백수가 되었다는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