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소설 #4
그녀는 마치 이자벨 위페르 같았다.
부서질 것 처럼 약해보이는데, 너무나 단단하고 강직한.
쉽게 넘어올것 같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끌린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드는 사람
세상사를 다 아는 듯한 눈을 하고선 너무나 순수할 수 있는,
결국에는 자신의 욕망에 가장 충실한 선택을 하는 사람
어떤 영화, 어떤 역할에 처해져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이자벨 위페르처럼,
심지어 알지 못할 때 마저도
그것이 그녀 스스로의 선택인 양 당당한,
그렇게 그녀는 강하나 깨질듯하며
얕은 숨을 내쉬면서도 지치지 않아서
나는 그녀가 두렵고,
그런데도 그녀 곁을 떠날 수가 없다고,
실은 그녀 곁에 머물고 싶어서,
어쩌지 못하겠는 내가 더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