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실험(4)

아메리칸 셰프

by 루씨


유명한 비평가가 레스토랑에 방문하기로 한 날.



셰프는 평소와 다르게 창의적인 메뉴를 내고 싶어 하지만, 오너는 잘 팔리던 인기 메뉴를 유지하라고 밀어붙인다.



새롭고 창의적인 메뉴 vs 인기 있고 대중적인 메뉴. 셰프와 오너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오너

You know who's coming tonight.

We're being reviewed by the most important critic in the city.


셰프

Yes. You know I'm aware.


오너

His online blog was sold to AOL


셰프

He's a big deal.

That's why I wanna cook a good menu.


오너

You wanna cook a good menu?

셰프

I wanna cook him some good food.


오너

Yeah. Well, then…


셰프

And our place is in a fucking creative rut.


오너

In a rut?


셰프

In a creative rut. In a creative rut.








You know who's coming tonight.

내 번역: 오늘 누가 오는지 알잖나
실제 자막: 자네도 알다시피


여기서 말하는 who는 음식 비평가로, 레스토랑에 중요한 사람이다. 오너는 셰프에게 메뉴를 잘 내야 한다고 압박을 주는 중이다.



나는 이 문장을 직역해서 '오늘 누가 오는지 알잖나'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실제 자막은 '자네도 알다시피'이다.



사실 '자네도 알다시피'는 기존 문장과 비교했을 때 전혀 다른 의미다. 하지만 뒤의 문장에서 이어 설명해 주기 때문에 의역하지 않았나 싶다.



뒤의 문장을 이어서 보자.




We're being reviewed by the most important critic in the city.

내 번역: 제일 유명한 비평가가 우리 음식을 평가한다고
실제 자막: 최고의 거물 비평가가 시식을 하러 와


(나) 비평가가 우리 음식을 평가한다고

▶ (자막) 비평가가 시식을 하러 와



나는 'review'의 뜻을 살려 '평가 한다고'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비평가가 평가한다는 의미가 중복돼서일까?



실제 자막에서는 앞 문장의 'coming'을 뒤에 오는 자막에 연결해 '시식을 하러 '라고 간결하게 번역했다.



You know who's coming (tonight)

(We're being reviewed) by the most important critic (in the city)



이 두 문장에서 생략된 단어는 tonight, reviewed, in the city다. 번역가는 잘 버리는 능력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실제 자막에서 'the most important'를 '최고의 거물'이라고 번역한 것도 재치 있게 느껴졌다.



거물: 세력이나 학문 따위가 뛰어나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 (표준국어대사전)



나는 '제일 유명한'이라고 번역했는데,

'최고의 거물'이 더 한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혹시 내가 번역한 자막이 조금 지루해 보인다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다른 단어를 찾아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He's a big deal. That's why I wanna cook a good menu.

내 번역: 중요한 사람이니까 맛있게 만들고 싶다고요
실제 자막: 거물인 걸 아니까 좋은 메뉴 내야죠


Big deal: 대단한 것, 중요한 것, 큰 거래



'He's a big deal'은 그 음식 비평가가 레스토랑 평판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번역했지만,

실제 자막은 '거물'이었다.



아마 이전 문장에서 'the most important critic'을 '최고의 거물 비평가'라고 했기 때문에 그대로 이어서 '거물인 걸 아니까'라고 번역한 것 같다.



그리고 good menu.

좋은 메뉴라는 뜻이다.



나는 동사형으로 쓰고 싶어서 '맛있게 만들고'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대사로는 뻔히 '굿 메뉴'라고 들리는데, 자막에는 '좋은 메뉴'가 보이지 않는다면 관객들은 오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어 대사와 자막은 최대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즉, 영상 번역에서는 '대사를 고려한 간결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And our place is in a fucking creative rut.

내 번역: 근데 우리 레스토랑은 창의성이 뭣도 없어요
실제 자막: 근데 우리 레스토랑은 창의력이 쓰레기예요


fucking creative rut은 번역을 많이 고민했다.



우선 fucking에서 'x도 없다'는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그리고 rut은 틀에 박히고 형식적인 관습을 뜻하는데, 이 문장에서는 맨날 똑같은 메뉴만 내는 레스토랑의 현실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번역 결과물이 '창의성이 뭣도 없어요'였다.



실제 자막은 '창의력이 쓰레기예요'였다. 역시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번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평가는 관객이 하겠지만.





마무리하며, 내 번역과 실제 자막을 비교해 보자.


오너

You know who's coming tonight.

We're being reviewed by the most important critic in the city.

오늘 누가 오는지 알잖나

제일 유명한 비평가가 우리 음식을 평가한다고


자네도 알다시피

최고의 거물 비평가가 시식을 하러 와



셰프

Yes. You know I'm aware.

알고 있어요

알아요



오너

His online blog was sold to AOL

그 사람 블로그는 AOL에 팔렸어

그 사람 블로그가 AOL에 팔렸어



셰프

He's a big deal.

That's why I wanna cook a good menu.

중요한 사람이니까

맛있게 만들고 싶다고요

거물인 걸 아니까

좋은 메뉴 내야죠



오너

You wanna cook a good menu?

맛있게 만들고 싶다고?

좋은 메뉴를 내고 싶다?



셰프

I wanna cook him some good food.

진짜 맛있는 음식을 낼거예요

좋은 음식 낼 거예요



오너

Yeah. Well, then…

그래, 그럼...

그래, 그러면...



셰프

And our place is in a fucking creative rut.

근데 우리 레스토랑은 창의성이 뭣도 없어요

근데 우리 레스토랑은 창의력이 쓰레기예요



오너

In a rut?

뭣도 없다고?

쓰레기?



셰프

In a creative rut. In a creative rut.

창의성이 뭣도 없다고요

창의력이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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