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실험(5)

아메리칸 셰프

by 루씨


셰프는 시식하고 난 비평가가 남긴 무자비한 악평을 읽으며 자존심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Oh, how times have changed → 세월이 무상하다 했던가


직역하면 ‘오, 시간이 이렇게 변했나’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한결같을 줄 알았던 셰프의 요리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단순히 ‘시간이 변했다’보다 ‘세월이 무상하다’는 표현이 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 무상하다: 일정하지 않고 늘 변하는 데가 있다.
- 한물가다: 한창때가 지나 기세가 꺾이다.





Over the last decade, Carl Casper → 십여 년이 지나며 / 칼 캐스퍼 셰프는


‘decade’는 ‘십 년’을 의미한다. 직역하면 ‘지난 십 년간 칼 캐스퍼는’이 되지만, 앞 문장에서 ‘세월이 무상하다’는 표현을 사용한 흐름을 고려하여, 시간의 흐름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십여 년이 지나며’로 번역했다. 또한, ‘Carl Casper’를 ‘칼 캐스퍼 셰프는’으로 자연스럽게 변환해 호칭을 덧붙였다.


- decade: 10년





has somehow managed to transform himself from the edgiest chef in Miami → 마이애미에서 손꼽히는 셰프에서


‘somehow managed to transform himself’는 ‘어쩌다 보니 변해버렸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managed to’는 원래 ‘간신히 해냈다’는 의미지만, 부정적인 맥락에서는 본인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다는 뉘앙스를 전달한다.



‘edgiest chef in Miami’에서 ‘edgy’는 ‘신랄한, 예리한’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요리에 대한 감각이 남다르고 창의적인 스타일을 가졌다는 의미로 통한다. 흔히 ‘엣지있다’라고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를 도울 것 같다. 원문에서는 이를 ‘손꼽히는 셰프’로 번역했지만, ‘잘 나가던’, ‘남다르던’, ‘실력 있던’과 같은 표현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 신랄하다: 사물의 분석이나 비평 따위가 매우 날카롭고 예리하다







to the needy aunt that gives you $5 every time you see her in hopes that you will like her → 애정에 굶주려 매번 용돈을 찔러주는 자신감 없는 할머니처럼 변했다

‘needy’는 원래 ‘궁핍한’이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애정에 굶주린, 자신감 없는’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원문에서는 ‘aunt’(이모, 고모)라고 했지만, 자막에서는 ‘할머니’로 변환했다. 이는 ‘늙어버린’ 느낌을 강조해, 예전 같지 않은 셰프의 모습을 더욱 부각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5 every time you see her’는 ‘만날 때마다 5달러를 주는’이라는 의미지만, 자막에서는 ‘용돈을 찔러주는’으로 자연스럽게 의역했다. 이는 5달러라는 금액이 한국 시청자에게 크게 의미 있는 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in hopes that you will like her’는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라는 ‘자신감 없는 할머니’의 마음을 나타내는데, 이는 맛있다고 말해주는 손님들의 칭찬에 굶주려 약해 빠져 버린 셰프의 모습을 비꼬듯 말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애정에 굶주려’라고 번역한 듯하다.



- needy: 1) not having enough money(궁핍한) 2) needing a lot of attention(애정에 굶주린)
- 찔러주다: 무엇을 남몰래 건네다





but instead causes you to shrink from her cloying embrace which threatens to smother you in her saggy, moist cleavage → 하지만 큰맘 먹고 찾아가 안겨봤자 축 처진 가슴에 질식할 것만 같다



대사가 조금 길고 복잡해서 의미를 함축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causes you to shrink from her cloying embrace which threatens’는 직역하면 ‘그녀가 지나치게 집착하는 포옹이 당신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정도가 된다. 하지만 자막에서는 ‘안겨봤자’라는 짧은 표현으로 압축해,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안겨야 하는 불편한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in her saggy, moist cleavage’는 직역하면 ‘할머니의 축 처지고 축축한 유방 사이에서’라는 뜻이지만, 자막에서는 ‘축 처진 가슴에‘로 간결하게 번역했다.

‘smother’(숨 막히게 하다)라는 단어의 의미를 ‘질식할 것만 같다’로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원문의 불쾌한 뉘앙스를 효과적으로 살렸다.



- shrink: (놀람, 충격으로) 움츠러들다, 오그라들다
- cloy: 질리다, 싫증 나다, 지나치다
- embrace: 껴안다, 포옹하다
- smother: (지나친 애정, 과보호 등으로) 숨 막히게 하다
- saggy: 축 처진, 늘어진
- moist: 젖은, 축축한, 촉촉한
- cleavage: 유방 사이의 오목한 부분






[최종 자막 정리]


Oh, how times have changed

세월이 무상하다 했던가


Over the last decade, Carl Casper

십여 년이 지나며 / 칼 캐스퍼 셰프는


has somehow managed to transform himself from the edgiest chef in Miami

마이애미에서 손꼽히는 셰프에서


to the needy aunt that gives you $5 every time you see her

애정에 굶주려 매번 용돈을 찔러주는


in hopes that you will like her

자신감 없는 할머니처럼 변했다


but instead causes you to shrink from her cloying embrace which threatens to smother you

하지만 큰맘 먹고 찾아가 안겨봤자


in her saggy, moist cleavage.

축 처진 가슴에 질식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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