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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ie Oct 19. 2020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요?

day-43

1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때. 친구들을 만날 약속을 잡아두면 기분이 좋아진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예전에 서른 살이 되던 생일에 수다 파티를 열었다. 점심부터 저녁까지 내가 카페에 있고, 시간대 별로 사전에 신청한 친구들이 와서 수다를 떨다가는 모임이었다. 서로 모르는 내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다 갔는데, 하루 종일 말했는데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있던 친구들과 저녁까지 사 먹고 깜깜해진 밤에 집에 들어가는데 이상하게 힘이 넘치는 기분이 들었다. 


2

새로운 것을 만날 때. 새로운 사람이든, 책이든, 도시든 새로운 것은 대체로 다 흥미롭다. 나는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적극적이고 모르는 환경으로 뛰어드는 것도 좋아한다. 작년 안식 휴가 때는 가방 하나 메고 베를린에 가서 살아보았다. 멀리서 보면 다들 비슷한 거 먹고 입고 사는 것 같았는데 막상 지내보니 다른 것이 참 많았다. 그런 것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느껴보는 것이 좋았다. 베를린 대부분의 마트에는 주차장이 없다. 차 없이 장을 보면 가방에 지고 갈 수 있는 만큼만 장을 볼 수 있는데, 그러면 큰 냉장고가 필요가 없다. 독일 사람들이 주로 조그만 냉장고를 쓰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3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향은 일에도 반영된다. 나는 대체로 안 해본 것을 해보고 싶어 하는 편이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 성향은 일할 때 일정 수준의 충돌을 만든다. 한 번도 안 해본 걸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누구나 쉽게 공감해주긴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충돌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팀을 만나서 일했을 때 참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회의실에서 자정을 넘기며 일하던 시절의 사람들과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4

언젠가는 이직할 거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사람들이 왜 좋은 회사를 나오려고 하는지 묻는다. 답변은 간단하다. 나에게 더 좋은 회사가 있을 거라고 믿으니까. 이 정도도 나쁘지는 않지만, 나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은 나 자신뿐이니까, 나를 위해서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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