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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Oct 25. 2022

일상의 논어 <태백泰伯19>-요지위군堯之爲君


子曰 大哉堯之爲君也 巍巍乎 唯天爲大 唯堯則之 蕩蕩乎 民無能名焉 巍巍乎 其有成功也 煥乎 其有文章

자왈 대재요지위군야 외외호 유천위대 유요칙지 탕탕호 민무능명언 외외호 기유성공야 환호 기유문장   


-공자가 말했다. "크도다, 요의 임금됨이여! 높고 높아라, 오직 하늘만이 크거늘 오로지 요만이 하늘을 본받으셨다. 아득히 넓어라, 백성들은 이름할 수도 없었네. 높고 높도다, 그 업적이여! 빛나도다, 그 문장이여!"      



요순시절은 태평성대의 대명사입니다.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公'라는 말이 있지요. 요순은 삼황오제三皇五帝에 포함되는 만큼 역사보다는 전설에 가까운 인물들입니다. 순에게 선양 받았다고 하는 하나라(夏)의 우부터 중국 상고사의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탕은 하나라의 걸桀을 무너뜨리고 은나라(殷)를 세운 사람이고, 문무주공은 각각 주나라(周)의 문왕, 무왕, 그리고 주공을 가리킵니다. 


위군爲君은 문자 그대로 '임금됨'입니다. 사람의 됨됨이나 인품을 뜻하는 '사람됨'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임금으로서의 됨됨이, 임금에 걸맞은 통치 행위'의 뉘앙스로 읽으면 됩니다. 


명名은 '이름하다, 지칭하다'라는 뜻이니 '탕탕호 민무능명언'은 요임금의 덕이 너무도 넓어서 인간의 언어로는 그에 적합한 표현을 찾기도 어려웠다는 의미가 됩니다. 


전체적으로 요임금이라는 성인에 대한 칭송으로 짜인 구절입니다. 백성들을 위한 정치가 실종된 혼란한 시대에 이상적인 리더의 부재를 역설적으로 지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요. 


간밤에 시민언론 더탐사에서 공개한 보도 영상을 보면 지금 우리가 걸주桀紂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이런 자에게 표를 던지고 묻지마 지지하는 어리석은 국민들로 인해 이 나라에 다시 피눈물 나는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를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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