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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Nov 18. 2022

일상의 논어 <자한子罕15>-불위주곤不爲酒困


子曰 出則事公卿 入則事父兄 喪事不敢不勉 不爲酒困 何有於我哉

자왈 출즉사공경 입즉사부형 상사불감불면 불위주곤 하유어아재


-공자가 말했다. "나가서는 공경을 섬기고, 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며, 상사에는 감히 힘쓰지 않음이 없고, 술로 인해 곤란한 지경에 처하지 않는 것, 나에게 (이외에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  



서술 방식이 <술이> 편 2장과 동일합니다. '子曰 黙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자왈 묵이지지 학이불염 회인불권 하유어아재 - 공자가 말했다. "묵묵히 쓰고, 배우는데 싫증내지 않으며, 타인을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 나에게 (이외에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  


'공경대부公卿大夫'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공은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삼공三公이고, 경은 정2품의 품계로 의정부의 좌참찬左參贊과 우참찬右參贊, 육조 판서判書, 한성부 판윤判尹의 구경九卿을 말합니다. 조선시대의 벼슬 높은 사람들을 일컫는 단어이지요. 공자가 사용한 '공경'을 현대적으로 바꾸면 상사나 선배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부형'은 아버지와 형을 섬기는 것이니 오늘날의 언어로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와 우애 있게 지내는 것이겠지요. 


'상사불감불면'은 정성을 다해 상례를 지냈다는 것입니다. 


'불위주곤'은 <향당鄕黨> 편 8장의 내용과 맥이 닿습니다. '유주무량불급난唯酒無量不及亂'이라고 하여 공자는 양을 정해 두고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취하여 품위를 잃는 경우가 없었다고 하지요. 


나가서는 국격을 손상시켜 국민을 부끄럽게 하고, 들어와서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에게 염장을 지르며, 행정력의 부재로 인한 참사에 대해서는 정치적 계산만을 중시하고, 술로 인해 끊임없이 곤란한 지경에 처하는 누구와는 참으로 대비되는 공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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