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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Dec 04. 2022

일상의 논어 <자한子罕30-final>-하원지유何遠之有


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 子曰 未之思也 夫何遠之有

당체지화 편기반이 개불이사 실시원이 자왈 미지사야 부하원지유


-'산앵두 꽃 나부껴 흩날리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리요. 그대 있는 곳 멀기만 하네.' 공자가 말했다. "그리워하지 않는 것이지 어찌 먼 것이 있겠는가?"  



꽃잎 날리는 봄날, 멀리 있어 만날 수 없는 연인을 그리는 시구詩句를 두고 공자가 냉철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시를 좋아하는 공자가 시상詩想을 모르지는 않았겠지요? 공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일까요?


몸이 가지 않는 사랑이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리적 거리를 핑계 대고 있지만 실상은 마음의 거리가 멀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공자가 정말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녀 사이의 연정이 아닐 것입니다. 못 견디게 그립다면 만사를 제쳐두고 연인에게 달려가면 되는 것이듯, 공부를 하고 싶다면 책을 들면 되는 것이고, 현재의 고난을 딛고 성공하고 싶으면 각고의 노력으로 실력을 기르면 되는 것입니다. 즉, 몸을 움직여 표현하고 실천할 때만 진심이 증명될 뿐 나머지는 위선이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공자는 더 큰 얘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자仁者가 되고자 한다면 인해지겠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지금부터 곧장 인한 행동을 하라고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타고난 마음 그릇이 있어 웬만해서는 그것이 커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상태에서 몸을 정직하게 움직여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크게 될 뿐입니다. 현대인들은 돈 그릇을 제일로 치지요. 하지만 작은 마음 그릇에 탐욕스럽게 채우는 돈은 결국 그릇을 깨뜨리고 사람을 망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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