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호 Dec 12. 2022

일상의 논어 <선진先進2>-개불급문皆不及門


子曰 從我於陳蔡者 皆不及門也 德行 顔淵閔子騫冉伯牛仲弓 言語 宰我子貢 政事 冉有季路 文學 子游子夏

자왈 종아어진채자 개불급문야 덕행 안연민자건염백우중궁 언어 재아자공 정사 염유계로 문학 자유자하


-공자가 말했다.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나를 따르던 이들이 모두 문하에 남아 있지 않구나. 덕행으로는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 언어로는 재아와 자공, 정사로는 염유와 계로, 문학으로는 자유와 자공이 있었다." 



진나라와 채나라는 공자와 제자들이 13년 간의 노마드 생활을 끝내고 노나라로 복귀하기 전에 머물었던 곳입니다. 고생이 극심했던 시절로 알려져 있지요. 이후 공자는 5년 정도의 기간 동안 후학을 양성하다가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납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이치는 동고동락한 사제지간도 예외가 될 수 없지요. 인생을 살다 보면 종교와 무관하게 무상無常, 고苦, 공空, 무아無我라는 부처의 핵심 가르침이 정곡을 찔러 오는 법입니다.    


이 구절에서 공문사과孔門四科나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는 용어가 유래하는데 별로 유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덕행, 언어(언변), 정사(정치), 그리고 문학(문장)은 공자가 가르친 전문 과목이라기 보다는 제자들이 특히 뛰어났던 분야를 구분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또한 3천 명에 이르렀다는 공자의 제자들 중 뛰어난 이들을 72현賢, 그 중에서 특히 탁월한 이들을 공문십철로 분류해 부르지만 후자의 경우 그 기준이 모호하지요.   


인간은 홀로 남겨질 숙명을 갖고 태어난 존재입니다.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흩어집니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허망한 것의 주위를 불나방처럼 맴돌다 가는 부질없는 삶에서 벗어나려면 너무 늦기 전에 지천명해야 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논어 <선진先進1>-오종선진吾從先進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