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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Dec 22. 2022

일상의 논어 <선진先進16>-명고이공鳴鼓而攻

季氏富於周公 而求也爲之聚斂 而附益之 子曰 非吾徒也 小子鳴鼓而攻之 可也

계씨부어주공 이구야위지취렴 이부익지 자왈 비오도야 소자명고이공지 가야


-계씨는 주공보다 부유했는데 구가 그를 위해 백성들로부터 함부로 징수하여 그에게 더했다. 공자가 말했다. "나의 제자가 아니다. 너희들은 북을 치며 구를 공격해도 좋다."    



는 염유입니다. 그는 공자의 가르침을 외면한 채 삼환의 하나인 계씨 집안의 가신이 되어 부와 권력을 추구하고 향유했던 자이지요. 


주공周公을 공자가 '구의 오불부몽견주공 久矣 吾不復夢見周公 - 오래되었구나, 내가 꿈에서 주공을 다시 뵙지 못한 지가'라고 탄식하며 그리워했던 그 주공으로 보면 안 될 것입니다. 주역 384효에 효사를 달았다고 하는 주공은 아들 백금伯禽이 노나라의 제후로 책봉되면서 노나라의 시조가 되었지요. 조카 성왕成王을 대신하여 7년 간 섭정하여 주나라 황실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위 구절의 주공은 주나라 시절에 기원을 둔 공자 시대의 잘 알려진 부유한 가주家主로 보면 되겠습니다. 


'취렴'은 백성의 재물을 탐내어 함부로 거두어 들이는 것이요, '부익'은 덧붙이거나 보태는 것입니다. 


부자의 앞잡이가 되어 백성들을 수탈하는 탐욕스러운 제자를 공자는 용서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공자는 염유를 파문하면서 '명고이공'해도 좋다고 제자들에게 말합니다. 북을 치며 공격하는 것이니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비난해도 괜찮다는 것이지요. 염유의 악행이 공자를 얼마나 분노케 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른 도를 배우는 것만으로 좋은 사람이 되지 않는 까닭은 천성의 영향력이 실로 크기 때문입니다. 타고난 마음 바탕과 품성은 지난한 수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바뀌지 않습니다. 염유 같은 자들이 판치는 이 사회는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망가지고 있는 중입니다. 악의 무리에 대해 북을 치며 공격해야 할 언론이 썩어 문드러져 북을 두드리며 장단이나 맞추고 있으니, 기자의 탈을 쓴 구더기들이 박멸되어야 나라가 바로 설 것입니다. 


공자가 우리에게 말합니다. "저것들은 언론이 아니다. 북과 징과 꽹과리를 들고 저것들을 공격해도 좋다." 언론개혁, 이 불의한 정권을 무너뜨린 후 가장 먼저 전광석화처럼 이뤄내야 할 최우선 과제입니다. 그래야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는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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