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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Dec 26. 2022

일상의 논어 <선진先進20>-논독論篤


子曰 論篤是與 君子者乎 色莊者乎

자왈 논독시여 군자자호 색장자호


-공자가 말했다. "말을 조리 있게 한다고 찬양한다면 군자답기 때문이라는 것이냐, 겉모습이 훌륭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냐?"  



'논독'은 '말하는 것이 도탑다'는 것이니 '말을 잘하다, 말을 조리 있게 하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여與에는 '기리다, 찬양하다, 기뻐하다'의 개념이 있으니 '논독시여'를 직역하면 '말을 잘하는 것, 이것을 훌륭하다고 찬양한다면'과 같이 풀이됩니다. 


공자는 말만 잘하는 이를 싫어했습니다. <공야장> 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지요. '或曰 雍也仁而不佞 子曰 焉用佞 禦人以口給 屢憎於人 不知其仁 焉用佞 혹왈 옹야인이불녕 자왈 언용녕 어인이구급 누증어인 부지기인 언용녕 - 어떤 사람이 말했다. "옹은 인하기는 하지만 말을 잘하지는 못합니다." 공자가 말했다. "어디에 말재주를 쓰겠는가? 말솜씨로 사람들을 막으면 사람들에게 자주 미움을 받게 된다. 그가 인한 지는 알지 못하나 말재주 따위를 어디에 쓰겠는가?"'


즉 위 구절은 조리 있는 언변이란 군자의 속성이 아니요, 사람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단지 그의 겉을 그럴듯하게 보이게 만드는 인자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화려한 말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전형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그래도 현대의 정치적 리더는 말도 잘할 줄 알아야 합니다. 뭔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내뱉으며 혼란스러운 자신의 정신 세계를 유감없이 선보이는 대통령은 이제 그만 좀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언변으로 무슨 정치를 하고 외교를 하며 국정을 이끌고 국익을 챙길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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