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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Dec 28. 2022

일상의 논어 <선진先進22>-하감사何敢死

子畏於匡 顔淵後 子曰 吾以女爲死矣 曰 子在 回何敢死

자외어광 안연후 자왈 오이여위사의 왈 자재 회하감사


-공자가 광 지방에서 위태로운 일을 당했을 때 안연이 뒤늦게 도착하자 말했다. "나는 네가 죽은 줄로만 알았구나." 안연이 말했다. "스승님께서 계시는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



우리는 <자한> 편 5장에서 공자가 위기에 처해 있었던 일에 대해 공부한 바 있습니다. 그때 공자가 어떻게 얘기했는지 다시 한 번 살펴 보지요. '子畏於匡 曰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자외어광 왈 문왕기몰 문부재자호 천지장상사문야 후사자부득여어사문야 천지미상사문야 광인기여여하 - 공자가 광 지방에서 위태로운 일을 당했을 때 말했다. "문왕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으나 문이 이곳에 있지 않느냐? 하늘이 만일 사문을 없애려 했다면 후학들이 사문에서 함께하지 못했겠지. 하늘이 사문을 없애지 않을 것이니 광 사람들이 우리를 어찌할 수 있겠느냐?" 읽을수록 공자의 기개를 느낄 수 있지요.


그때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공자의 눈에 안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자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겠지요. 설마 죽은 것인가, 애간장을 태웠을 것입니다. 마침내 안회의 모습을 보았을 때 공자의 안도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자식을 먼저 잃는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겠지요. 


부모와 다름없는 스승을 두고 감히 먼저 죽을 수 없다고 말했던 안회는 안타깝게도 먼저 세상을 뜨고 말았지요. 인명은 재천이라 하지만 이생에서 맺은 각별한 인연의 죽음은 인간이 겪게 되는 가장 슬픈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주 대낮에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을 하지 못하는 이 정권은 그래서 비인간적이고 패륜적이지요. 이 괴물 같은 정권은 모든 것을 영원히 누릴 듯 폭주하고 있지만 하루하루 자기 무덤을 열심히 파고 있을 뿐입니다. 


Kollapse(K-collapse)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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