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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an 04. 2023

일상의 논어 <안연顔淵1>-극기복례克己復禮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顔淵曰 請問其目 子曰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顔淵曰 回雖不敏 請事斯語矣

안연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 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 위인유기 이유인호재 안연왈 청문기목 자왈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 안연왈 회수불민 청사사어의 


-안연이 인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오는 것이 인이다. 하루라도 극기복례한다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올 것이다. 인을 실천하는 것은 자기로부터 말미암는 것이지 타인에게 달린 것이겠느냐?" 안연이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가 말했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아라." 안연이 말했다. "제가 비록 영리하지는 않으나 고하건데 이 가르침을 힘써 노력하겠습니다."   



유명한 '극기복례'가 등장하는 구절입니다. 기己는 자기 자신이지만 구체화하면 이기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禮가 공동체에 구현되는 인의 실천 양식이기 때문이지요. 


공동체야 어찌 되든 말든 자기 사적 탐욕에 충실한 투표의 결과가 만들어 낸 불인不仁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을 통해 '각 개인이 이기심을 줄이고 공동체의 인을 생각했다면 이 나라는 분명 인을 회복했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극기복례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공자가 제시한 항목들도 고스란히 우리의 폐부를 찌릅니다. 무례한 자의 속임수 헛소리를 보고 듣고 전하며 부화뇌동한 우민들에 의해 결국 자기 이기심을 아무리 극대화해도 공멸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기업들을 위해서라면 경제 리스크를 폭발적으로 키우면서까지 나라의 곳간을 열어 지원하고 세금도 감면해 주면서 한 명 한 명이 국민인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탄압 일변도 정책을 밀고 나가는 잔인성, 하루면 밝혀질 거짓말을 태연히 하면서 외교 망신을 자초하는 무능함, 자신들의 치부는 감추며 어거지로 짜맞춘 법의 잣대를 저항 세력에게 들이대는 뻔뻔함, 평화롭게 공존하며 경제의 파이를 키울 기회를 날리는 무식함 등은 자기 이기심의 추구를 극대화하는 지도자가 골고루 어디까지 공동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충분한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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