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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an 09. 2023

일상의 논어 <안연顔淵4>-내성불구內省不疚


司馬牛問君子 子曰 君子不憂不懼 曰 不憂不懼 斯謂之君子已乎 子曰 內省不疚 夫何憂何懼

사마우문군자 자왈 군자불우불구 왈 불우불구 사위지군이의호 자왈 내성불구 부하우하구


-사마우가 군자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공자는 근심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사마우가 말했다. "근심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 군자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안으로 살펴 거리낄 것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


  

<안연> 편 5장까지는 사마우가 계속 등장합니다. 


'군자의 정의'를 묻는 사마우의 질문에 대해 공자는 사마우에게 맞춘 답을 건네고 있는 것이지요. 사마우에게는 근심과 두려움이 많았나 봅니다. 


제아무리 '검사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아무나 마구 잡아넣을 수는 없습니다. 고문조차 아무렇지 않게 자행했던 군사 독재도 몰아낸 위대한 국민들이 있는 나라에서 그들은 겉으로나마 법적 절차를 따르는 흉내를 내야 합니다. 그들이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법이 결국 그들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잡아 처넣어야 할 자들은 풀어 주고 본인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감추기 급급하면서 정의로운 이들을 탄압하는 것에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모든 짓을 다할 수 있을 것 같아도 역사의 독재자들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분명하지요. <오징어 게임>의 대사를 빌리면 "우리는 말이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먹고 살기 엄혹한 시절에 아무리 지옥 같은 상황으로 국민들을 내몰더라도 결국 우리 국민들은 명분을 위해 크게 움직일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배양되어 체내에 자리잡은 저항과 투쟁의 DNA는 결코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근심과 두려움은 감출 것이 많은 소인들의 것입니다. 자아성찰이 불가능한 자들이 근심과 두려움을 몰아내기 위해 하는 언사란 그저 거짓과 허세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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