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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Feb 22.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21>-유소불위有所不爲


子曰 不得中行而與之 必也狂狷乎 狂者進取 狷者有所不爲也

자왈 부득중행이여지 필야광견호 광자진취 견자유소불위야 


-공자가 말했다. "중도를 행하는 사람을 얻어 함께할 수 없다면 광견과 함께하리라. 광자는 적극적으로 나아가 일을 이루려 하고, 견자는 하지 않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중행中行'은 '중도中道를 행하는 사람'의 개념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런 이상적인 사람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으니 차선책으로 광자와 견자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진취적인 사람은 현실적 장벽에 굴하지 않지요. 긍정적인 생각으로 무장하여 매사에 능동적으로 임합니다. 따라서 학문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성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견개狷介하다'라는 단어는 사전에 '굳게 절개를 지키고 구차하게 타협하지 아니하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유소불위'는 '무소불위無所不爲'와 상반되는 개념이지요. 독재자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거리낌없이 휘두른다면, 유소불위할 줄 아는 사람이란 양심과 원칙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인류가 구축한 화려한 현대 문명의 수면 아래에서는 야만적인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힘의 논리에 의해 국제 질서가 유지되고 있지요. 세계 유일의 슈퍼 파워로 남고자 하는 미국의 열망은 중국의 도전을 막아내기 버거운 기색이 역력합니다. 동맹의 틀 안으로 우방국들을 끌어들여 자국의 목적 달성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훤히 드러내고 있지요. 


미국의 뜻대로 러우전쟁이 러시아의 자멸로 귀결될 지, 인류 전체의 재앙으로 이어질 지 알 수 없습니다. 중국 고립 정책이 중국의 야망을 좌절시키는데 성공할 지 역시 알기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 힘이 떨어진 미국 단독으로는 해낼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지요. 강대국들이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미국에게 굴종하는 일방 외교는 나라에 엄청난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대주의에 빠진 채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중국 왕조에 굽신거리다가 몽고와 청나라, 그리고 일본에게 굴욕적인 지배를 당해야 했던 역사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자주국의 위상은 흔들리고, 한반도 평화는 위협 당하며, 경제는 바닥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데, 작금의 무능한 정부는 무엇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니 하지 말아야 할 짓들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라는 갈 길(중도)로 가지 못하고 갈팡질팡 갈지자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덮어놓고 지지하는 광인狂人들이 너무 많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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