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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r 03.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29~30final>-선인교민

善人敎民


같은 맥락의 29장과 30장을 함께 해설하는 것으로 <자로> 편을 마무리합니다.



子曰 善人敎民七年 亦可以卽戎矣

자왈 선인교민칠년 역가이즉융의 


-공자가 말했다. "선인이 백성들을 교화하기를 7년이면 전쟁이라도 하게 할 수 있다."



선인善人은 곧 인자仁者입니다. 인자가 백성들을 교화한다는 것을 현대적으로 보면 국민을 진정 사랑하는 유능한 리더가 국민들로부터 자신의 진심을 이해 받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리더가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확신을 국민들이 갖게 된 상황인 것이지요. 


공자는 왜 하필이면 7년이라고 했을까요? 우연일까요? 우리는 이 7이라는 숫자에 주목해야 합니다.


<<주역>>에는 '칠일'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24괘 지뢰복괘의 괘사(復 亨 出入无疾 朋來无咎 反復其道 七日來復 利有攸往 복 형 출입무질 붕래무구 반복기도 칠일래복 이유유왕 - 형통하다. 드나듦에 질병이 없고 벗이 와서 허물이 없다. 도가 반복되어 칠일이면 회복되니 나아가면 이로울 것이다)와 51괘 중뢰진괘 육이 효사(六二 震來厲 億喪貝 躋于九陵 勿逐 七日得 육이 진래려 억상패 제우구릉 물축 칠일득 - 형통하다. 우레가 치니 놀라다가 웃음소리를 깔깔 내지만, 우레가 백 리를 놀라게 해도 수저와 술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에 들어있습니다. 칠일이란 천지의 도가 반복적으로 순환하여 진행되는 이치를 가리킵니다. 육효로 구성된 대성괘에서 칠이란 한 주기가 마감된 후의 새로운 시작을 뜻하기도 합니다. 곧 칠일이란 '자연스러운 시기' 정도의 뉘앙스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7년이란 국민이 마침내 리더의 진심을 알아보고 역량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어 리더와 국민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데 소요되는 기간과 같은 것입니다. 국민이 위정자를 깊이 신뢰하게 되면 그의 말을 자발적으로 따르게 되니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기꺼이 너 나 할 것 없 총칼을 들고 전쟁터로 향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3·1 운동의 역사적 의의마저 훼손하여 국민의 자긍심을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나라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위정자는 꿈을 꿀 수도 없는 경지이지요. 아무도 그의 말을 믿고 행동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5년 단임제의 대통령 임기를 반드시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합니다. 5년은 무능한 자가 권력을 쥐고 있기에는 너무 길고, 유능한 리더가 제대로 일을 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기간입니다. 수구 세력이 찬양해 마지 않는 독재자들의 경제적 성과라는 것도 세계적 경제 성장기에 장기 집권한 덕분이지요. 그들의 권력 남용 탓에 만들어진 5년 단임제의 폐해가 심각합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이 나라가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지난 정부의 2기가 진행 중이라면 현재와 같은 처참한 상황이 전개될 리 만무하지요. 



子曰 以不敎民戰 是謂棄之

자왈 이불교민전 시위기지


-공자가 말했다. "백성들을 교화하지 않고 전쟁하게 하는 것은 그들을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악인은 국민과 대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위장된 소통만을 흉내낼 뿐이지요. 말로는 위하는 척, 공정한 척하지만 시행하는 정책들은 그가 내면에 숨기고 있는 의도를 훤히 드러냅니다. 포착하지 못하는 자는 방관자이거나 협력자일 따름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책을 국민을 설득하며 순리대로 할 생각이 애당초 없기 때문에 거짓 선동으로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밀어붙일 뿐이지요. 그러니 주 4일제를 향해 가야 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장시간 노동이라는 시대 착오적인 정책을 시행하려는 것이고, 평화와 번영이 아니라 전쟁과 몰락의 길로 나라와 국민을 끌고 들어가려는 것이지요. 국민을 버리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짓들입니다.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구호에는 위정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국민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심리가 투영되어 있습니다. 극소수만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대다수의 자유가 박탈 당해도 상관하지 않는 충성스러운 국민으로의 변신 말이지요. 국권 상실이 일본의 침략 때문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하는 자는 국민에게도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니들이 시대의 변화에 똑바로 대처하지 못해서 못사는 것이니 니들의 과거를 돌아봐. 새롭게 바뀌란 말이야!"


선인을 몰라보고 악인과 손을 잡으면 인생은 절단납니다. 선인을 외면하고 악인을 선출하면 나라가 끝장나지요. 침몰해 가는 새로운 나라에도 봄은 왔습니다. 하지만 저 들판의 봄을 다시 빼앗고자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일본 극우의 눈에는 핏발이 시뻘겋게 서 있지요. 일본을 사랑하는 위정자가 있기에 나라의 운명이 참으로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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