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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pr 03. 2023

일상의 논어 <헌문憲問26>-욕과기과欲寡其過


蘧伯玉使人於孔子 孔子與之坐而問焉曰 夫子何爲 對曰 夫子欲寡其過而未能也 使者出 子曰 使乎 使乎

거백옥사인어공자 공자여지좌이문언왈 부자하위 대왈 부자욕과기과이미능야 사자출 자왈 사호사호 


-거백옥이 공자에게 사람을 보냈다. 공자가 그와 더불어 앉으며 물었다. "선생께서는 어찌 지내시는가?" 사자가 대답했다. "대감께서는 허물을 줄이고자 하시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십니다." 사자가 나가자 공자가 말했다. "사자답구나, 사자다워."



거백옥은 <헌문> 편 12장 해설에서 얘기했듯이 <<사기>>에 공자가 존경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소개된 위나라의 대부입니다. 공자가 위나라에 있을 때 그의 집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사자는 곧 사신使臣입니다. 공무로 온 것인지는 불분명하니 그냥 사자라고 풀이하였습니다. 공자가 자신이 모시는 윗사람의 안부를 묻자 그의 대답이 일품입니다. 


허물을 줄이고자 한다는 것은 늘 반성과 성찰의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 기품 있는 선비의 모습이지요. '미능' 다음에는 '과寡'가 생략되어 있으니 바라는 만큼 충분히 줄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미능 앞에 사思가 생략된 것으로 보아 위와 같이 해석할 때 아랫사람으로서 윗사람을 평가하는 뉘앙스를 제거하고, 윗사람의 근황과 생각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유능한 사자의 모습을 잘 드러내게 됩니다. 


모시는 자의 말이 어떤 품격을 갖춰야 하는지 잘 보여 줍니다. 윗사람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겸손함 역시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윗사람이 진정 기품 있는 사람이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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