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호 Apr 05. 2023

일상의 논어 <헌문憲問28~30>-인자불우仁者不憂

28, 29, 30장은 한꺼번에 정리합니다. 



曾子曰 君子思不出其位

증자왈 군자사불출기위


-증자가 말했다. "군자란 생각이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언뜻 앞 장과 동일한 맥락처럼 보입니다. 위位를 지위로서의 자리로 해석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여기서의 자리란 '생각의 자리'입니다. 군자의 생각이란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즉 정도에서 이탈하는 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주역>> 52번째 괘인 중산간괘重山艮卦의 <대상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象曰 兼山 艮 君子以 思不出其位

상왈 겸산 간 군자이 사불출기위

-<대상전>에 말했다. 산이 겹쳐 있는 것이 간괘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생각이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위의 구절이 군자의 생각이란 상황에 따라 가벼이 움직이지 않고 늘 무겁게 정도正道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子曰 君子恥其言而過其行

자왈 군자치기언이과기행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말이 행동을 넘어서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실천으로 옮기지 못할 과한 말을 삼가하라는 공자의 경계이지요. 




子曰 君子道者三 我無能焉 仁者不憂 知者不惑 勇者不懼 

子貢曰 夫子自道也

자왈 군자도자삼 아무능언 인자불우 지자불혹 용자불구 

자공왈 부자자도야 


-공자가 말했다. "군자의 도 세 가지가 있다.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공이 말했다. "스승님께서 스스로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자한> 편 28장에 동일한 구절이 있었습니다. 


子曰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자왈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 

-공자가 말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공의 말에 쓰인 도道는 동사로 '말하다'의 의미입니다. 


걱정하고 근심하는 것은 미래를 알 수 없고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이자 행동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사람들의 것은 아닙니다. 물질을 거둘 실력을 갖추고 동시에 물질에 초연한 정신의 수준에 오른 사람은 근심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운동을 하거나 깊은 사유를 하지요. 오랜 기간의 고난을 이겨 내는 동안 터득한 통찰과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용기는 그 안에서 저절로 자라는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논어 <헌문憲問27>-불모기정不謀其政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