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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pr 26.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4>-무위이치無爲而治


子曰 無爲而治者 其舜也與 夫何爲哉 恭己正南面而已矣

자왈 무위이치자 기순야여 부하위재 공기정남면이이의 


-공자가 말했다. "무위로 다스린 사람이 바로 순임금이다. 어떻게 하였을까? 스스로 삼가며 바르게 임금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유학자들은 논어에 쓰인 '무위'를 도가의 그것과 구분하려 애쓰지만 저는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적으로는 인위적인 노력을 기울여 억지로 부자연스럽게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우긴다든가, 워싱턴 포스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주어가 있느니 없느니 실소가 나오는 주장을 하는 등의 추태를 반복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그릇된 언사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상식적인 절차를 거부함으로써 매번 인위적인 미봉책만을 쓰게 되는 상황에 내몰리기 때문입니다. 


<위정> 편 1장의 내용에서 우리는 위에서 공자가 말한 무위의 개념을 실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

자왈 위정이덕 비여북신거기소 이중성공지

-공자가 말했다. "덕으로 정치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은 제자리에 있고 뭇 별들이 그것을 따르는 것과 같다."


바로 덕치이지요. 덕치란 덕을 알고 덕을 쌓은 위정자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자질도, 자격도, 능력도 없는 자가 어쩌다 권력자가 되어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지요. 부덕한 자들이 제 아무리 인위적인 수단을 총동원하여 꾸며 본 들 워낙 수준이 낮기에 그 의도가 뻔히 드러나고 맙니다. 그런데도 그 뻔한 사실을 아니라고 우겨 대니 일곱 살 어린이가 떼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수준의 한심한 작태가 지속되는 것입니다. 


'남면'은 옛날에 임금 자리가 남쪽 방향을 향해 있었다는 것이니 곧 임금의 역할을 한다는 뜻이 됩니다. 늘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재임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술을 입에 대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려 보면, 대통령이 술을 즐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는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자격을 인정 받기 어렵습니다. 


철학은커녕 생각도 없이 내뱉는 말들이 초래한 심각한 외교, 안보, 경제 위기 하에서 오로지 어용 언론들을 동원한 이미지 메이킹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그 인위성이 초래할 결과는 이 나라를 가공할 공포로 뒤덮을 정도가 되기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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